가상자산 시장이 지난 일주일간 '롤러코스터'를 탔다. 역대 최고점에 재차 근접하는 듯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관세 불확실성 재점화와 미국의 통화정책 등에 다시 내려앉았다.
1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비트코인 가격은 1BTC당 10만4300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11만달러를 넘어선 뒤 지속적으로 약세가 이어졌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23일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한 달러 약세 반대수요와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법안 통과 기대감 등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11만1970달러로 역사적 최고가를 찍은 뒤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제동을 걸며 상승하는 듯했던 비트코인은 지난달 29일 연방순회항소법원이 해당 판결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자 다시 급락했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이더리움과 엑스알피(XRP·리플) 등 주요 알트코인 가격도 약세다. 지난주 2800달러를 넘보던 이더리움은 다시 2500달러선까지 내려왔고, 2.5달러 직전까지 올랐던 엑스알피 역시 2.16달러로 급락했다.
다만 비트코인은 여전히 10만달러를 상회하며 반등 기대감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관세정책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기관투자자 중심의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 유입이 지속되며 상승 불씨를 남겼다는 평가다.
지난주 비트코인 현물 ETF에선 1억4480만달러(한화 약 2003억원)가 순유출됐지만 이더리움 ETF에는 2억858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이더리움 ETF에는 지난달 16일 이후 보름간 순유입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스테이킹(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검증을 위해 가상자산을 빌려주는 것)에 증권성이 없다는 취지의 해석을 내놓으며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졌다.
앞서 SEC는 성명을 통해 "프로토콜 스테이킹 활동은 증권거래법에 따른 증권의 제공 및 판매를 수반하지 않는다고 본다"고 밝혔다. 증권성이 없다는 것은 현행 규제에서 벗어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간 가상자산에 대한 정의를 명확하게 내리지 않았던 규제당국이 스테이킹에 대한 입장을 확실하게 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사업자의 영업 활동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이다.
특히 스테이킹을 통해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여기에 트럼프 미디어 그룹과 게임스탑 등 미국 기업들을 필두로 가상자산 매입 규모를 키우고 있는 것 역시 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게임스탑은 5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트럼프미디어그룹은 24억4000만달러를 비트코인 매입 등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기업들의 비트코인 매입은 새로운 수요처의 등장으로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강동현 코빗 연구원은 "이번 주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향방과 미국 고용지표 발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연설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미 행정부의 추가적인 액션에 따라 단기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지만, 미국 기업들의 가상자산 매입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점은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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