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롯데 등 이어 삼양그롭도 바이오 힘싣기
삼성, SK그릅 성공사례가 재계 전반에 자극
삼성, SK그릅 성공사례가 재계 전반에 자극
1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양그룹의 지주사인 삼양홀딩스는 최근 바이오그룹을 별도 사업회사로 떼어내 삼양바이오팜을 신설했다. 이 회사는 2021년 제약바이오사업 자회사인 삼양바이오팜을 흡수합병한 바 있다. 이후 4년만에 의약바이오사업 분리에 나선다.
삼양홀딩스는 급변하는 제약바이오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의약바이오사업을 분리하기로 했다. 삼양그룹은 1993년 국내 최초로 생분해성 수술용 봉합사 개발에 성공했다. 항암제 중심의 의약사업도 강화해 고형암 7종, 혈액암 5종의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항암 주사제 공장을 준공하고 일본과 유럽에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을 획득했다 .
롯데그룹은 2022년 롯데바이오로직스 출범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5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그룹의 도움을 받아 2030년까지 인천 송도에 3개의 메가 플랜트를 조성하고 총 36만ℓ규모 항체 의약품 생산 역량을 국내에 갖출 예정이다. 이후 약 4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로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 의약품 제조 경쟁력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LG그룹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ABC(AI·바이오·클린테크)' 사업을 선정하고 2028년까지 5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중 제약·바이오 분야는 LG화학이 맡는다. LG화학은 특히 혁신 신약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세계적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CJ그룹도 CJ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바이오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수년 전부터 세계적인 각광을 받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해 신약 개발과 차세대유전체분석(NGS) 분야에서 내공을 쌓아가고 있다.
한때 제약·바이오 사업은 '대기업의 무덤'이라고 불릴 만큼 10대그룹은 물론 30대 그룹에서도 기피 대상이었다. 과거와는 달리 최근 대기업들이 다시 도전장을 내미는 이유는 미래 성장 가능성과 글로벌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진출한 삼성과 SK 등이 관련 시장에서 성과를 낸 것이 다른 대기업집단에도 자극을 줬다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들어 글로벌 제약사들과 연이어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5개월 만에 연간 누적 수주액이 3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매출 4조5473억원을 기록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는 매출 5조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말 인수한 독일 백신 위탁생산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올 1분기 154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자체 백신 제품도 수출이 늘고 파이프라인 임상도 순항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수익 창출 국면에 속속 들어서면서 대기업의 투자 및 인수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2024년에는 기대감을 반영한 초기 성장 단계(시즌1)를 거쳐 올해부터는 수익 창출이 가시화되는 실적 성장 단계(시즌 2)에 진입했다"면서도 "리스크를 한번 더 생각해볼 시기이기도 한데, 중장기 실적 전망과 신약 후보물질들의 상업화 가치, 상업화 가능성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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