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가 끝나가는 가운데, 지난해 12월부터 식품기업 60여곳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동서식품과 대상의 경우 20% 안팎의 인상을 단행하면서 인상폭이 가장 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간 가격 인상을 단행한 식품·외식업체는 60여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인상폭이 큰 제품은 동서식품의 믹스커피로, 반년 만에 두 차례에 걸쳐 약 20%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지난달 30일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7.7% 인상했다. 주력 제품인 커피믹스와 인스턴트 원두커피 가격 인상률은 평균 9%에 달한다. 동서식품의 제품 가격 인상은 지난해 11월 15일(평균 8.9% 인상) 이후 6개월 만이다.
동서식품에 이어 대상 역시 올해 1월 드레싱류 가격을 23.4% 인상했고, 후추의 가격도 19% 올렸다.
지난달에는 유제품 가격 인상이 이어졌다.
먼저 빙그레는 발효유 대표 제품인 요플레 오리지널 멀티(4개입)의 소비자가격을 3780원에서 3980원으로 5.3% 올렸다.
회사는 지난 3월 더위사냥과 붕어싸만코 등 아이스크림과 커피, 과채음료 제품 가격을 먼저 인상했다가 2개월 만에 다른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서울우유협동조합도 지난달 가공유와 발효유 등 54개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7.5% 인상했다. hy는 야쿠르트 라이트 가격을 220원에서 250원으로 13.6% 올렸다.
주류업계 역시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지난달 하이트진로는 테라와 켈리 등 맥주 출고가를 평균 2.7% 인상했고, 4월에는 오비맥주가 카스와 한맥 등의 출고 가격을 2.9% 올렸다.
3~4월에는 라면 가격 인상 행진이 이어졌다. 업계 1위 업체 농심은 지난 3월 17일 신라면 가격을 1000원으로 올리는 등 라면과 스낵 17개 가격을 올렸다. 이어 4월에는 오뚜기가 진라면 등 16개의 출고가를 평균 7.5% 인상했고, 팔도 역시 같은달 라면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제과업계의 가격 인상도 잇따랐다. 오리온은 지난해 12월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다. 이에따라 대표 제품인 초코송이는 편의점 가격이 1000원에서 1200원으로 20% 올랐고 촉촉한초코칩은 2400원에서 2800원으로 16.7% 올랐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6월에 이어 올해 2월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1700원이던 초코빼빼로(54g)는 지난해 6월 1800원에서 지난 2월 2000원으로 8개월여 만에 17.6% 올랐다.
식품·외식업계는 원부자재 가격 인상과 수개월간 지속된 고환율(원화 가치 하락)을 제품 가격 인상 배경으로 들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지난해 말 계엄부터 탄핵, 대선까지 이어지는 정국 혼란 시기를 틈타 기업들이 집중적으로 가격을 인상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은 "식품·외식업체 등 60여곳이 단기간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며 "이 같은 연쇄 가격 인상은 일정 부분 현재의 불확실한 시기를 틈타 기업 수익 확대에 집중한 결정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