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상호관세 '무효' 판결…항소심 심리 기간에는 효력 있어
美, 품목별 관세 유지, IEEPA 우회로 이용 가능성 등 존재
美, 품목별 관세 유지, IEEPA 우회로 이용 가능성 등 존재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연합(EU) 관계자들은 내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관급 회의 자리에서 애초 계획대로 미국과 무역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의회 무역 대표단도 현재 워싱턴에서 미국 무역·농업 관련 부처·기업과 면담 중이다.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대해 무효라고 판결한 바 있다. 유럽은 이와 무관하게 관세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다.
연방항소법원이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신청을 받아 항소심 심리 동안 상호관세 효력을 유지하기로 했고 이와 별개인 품목별 관세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아닌 우회로를 이용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협상 태도를 바꿀 시 미국을 자극해 관세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EU 무역 관료 출신인 이그나시오 가르시아 베르세로는 법원 판결을 핑계 삼아 협상 테이블에서 물러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며 "EU와 미국이 과잉 생산과 보조금 등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협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FT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최근 회원국에 "10%의 기본 관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통보하는 등 협상에서 일부 양보할 조짐도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EU는 미국 기업들이 문제 삼아 온 일부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유럽 외 다른 나라들도 관세를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 조심스럽게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1심 판결 이후 상호 관세 낙관론이 일시적으로 팽배했지만 트럼프 정부의 대응 방식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돈 패럴 호주 무역부 장관은 1심 판결에 대해 "추가적인 법적 절차가 이어질 수 있다"며 "판결에 대해 연구해보겠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 대변인도 이 판결이 미국의 국내 사안일 뿐이며, 법적 절차의 첫 단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하루 만에 상호관세의 효력을 일시 유지하는 결정을 함에 따라 혼란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 확실해졌다고 NYT는 분석했다.
영국 투자회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데런 네이선은 "현재까지 업데이트된 상황은 이 이야기의 마지막 반전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며 "전 세계는 이를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에 대해 "매우 정치적"이라며 "대법원이 번복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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