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국내 직영 서비스센터 9곳과 부평공장 일부 시설 매각을 결정하자 철수설이 재점화됐다. 본사인 GM은 미국 내 생산설비에 대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 이러한 논란은 더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 28일 운영 효율화를 위해 전국의 9개 GM 직영 서비스 센터를 순차적으로 매각하고, 부평공장의 유휴 자산 및 활용도가 낮은 시설과 토지 매각도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직원에 공지했다.
헥터 비자레알 GM 아태지역·한국사업장 사장은 이에 대해 "유휴 자산의 가치 극대화와 적자 서비스 센터 운영의 합리화가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며 "현재 차량 생산프로그램은 아직 수년이 남아 있으며, 이번 조치는 회사의 비즈니스 효율성 확보에 필요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GM 본사는 미국 엔진 공장에 대한 신규 투자 계획을 밝혔다.
오토모티브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GM은 지난 28일 내연기관 엔진 생산 증대를 위해 뉴욕주 버팔로에 있는 토나완다 엔진 공장에 8억8800만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한다고 전했다. 이번 투자는 GM의 픽업트럭과 스포츠실용차(SUV)에 사용되는 6세대 V-8 엔진을 지원하게 된다.
GM 본사의 투자 결정과 한국GM의 시설 매각은 모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및 친환경차 후퇴 기조에 따른 영향이 크다.
GM은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하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사업계획에 있어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
본사의 사업계획 조정으로 한국GM의 자리도 위태롭다. 한국GM은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정책으로 인해 미국향 수출에 위기를 겪고 있다. 한국GM의 지난해 생산 물량 중 80% 이상이 미국으로 수출됐다.
GM은 앞서 사업계획 조정으로 투자나 해외사업에서 발을 뺀 사례가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랜싱에 설립 중이었던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지분을 전기차 캐즘 심화로 LG에너지솔루션에 매각했다.
또 해외 생산기지에서 비용 등 변수 발생으로 철수를 결정한 적도 있다. 2013년 호주, 2015년 인도네시아·태국, 2017년 유럽·인도에서 현지 공장 매각 등의 방식으로 철수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2019년 수익성 악화로 군산공장의 문을 닫았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헥터 비자레알 GM 아태지역·한국사업장 사장이 지난 15일 창원공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GM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