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50% 목표 '대전환'
'태양광 사업 라운드6' 등 입찰
최근 5년간 중동 비중 98% 달해
'태양광 사업 라운드6' 등 입찰
최근 5년간 중동 비중 98% 달해
한국전력을 비롯한 '팀 코리아'가 중동에서 에너지 수출 지형을 넓히고 있다. 석유 의존도를 줄이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에 맞춰 한전은 신재생에너지, 대형 원전, 복합화력 등 개발 사업에 나섰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경험을 바탕으로 팀 코리아는 중동의 탈탄소 전환 흐름 속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29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은 사우디가 발주한 태양광 사업 라운드 6(Round 6)와 대형원전 건설 사업 등에 입찰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라운드 프로젝트'는 사우디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신재생 에너지 사업으로, 이번 라운드 6에서는 태양광과 풍력 사업이 함께 추진될 예정이다.
이광호(사진) 한전 중동지사 지사장은 "라운드 6 입찰서를 작성 중이다"라며 "라운드 6는 태양광 3기가와트(GW) 4개 사이트 규모와 1.5GW 규모의 풍력까지 포함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석유 의존도가 높았던 사우디는 2016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발표한 비전 2030에 따라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50%로 확대하고, 발전용 연료유를 가스와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방침이다.
한전에 따르면 사우디의 전체 발전설비 용량은 103.1GW로, 이 중 석유 49.6GW(48.1%)와 가스 49.9GW(48.4%)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반면 신재생에너지는 3.5GW로 3.5%에 그쳤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가스복합 50.9%, 태양광 33.3%, 풍력 13.3%의 전력 믹스를 목표로 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처럼 중동 지역의 에너지 전환 흐름에 대응해 최근 5년(2020~2024년)간 한전 수주 사업 가운데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용량 기준 98%에 달했다.
한전은 1995년 필리핀 발전사업 성공을 계기로 중동시장 진출을 확대해 왔다. 2008년 요르단 알카트라나 가스복합화력발전소(373MW), 2009년 사우디 라빅 중유화력발전소(1204MW)를 잇따라 수주하며 중동 시장 진입에 속도를 냈다.
같은 해에는 186억달러 규모의 UAE 바라카 원전 4기(5600메가와트·㎿)를 수주하며 국내 최초로 원전 수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 사업은 한국을 세계 6번째 원전 수출국 반열에 올렸고, 단순 기자재 납품을 넘어 국내 기업의 종합 EPC(설계·조달·시공) 역량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중동에서 쌓은 경험과 기술력은 한전의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됐다. 이후 미국 괌의 망길라오 태양광 발전소(60MW), 2019년 우쿠두 가스복합발전소(198MW) 등을 추가로 수주하면서 괌 내 입지도 강화했다. 신재생에너지 시장 확대에 따라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등 에너지 신사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전은 이에 발맞춰 전력망 고도화와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통해 사업 외연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이 지사장은 "올해도 좋은 소식이 있을 거로 생각하고 있다"며 "한전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도 사업을 해본 경험이 있고, 그에 따라 축적된 역량과 노하우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팀 코리아는 대주단인 수출입은행의 파이낸싱 기준을 기반으로, 현대·두산·포스코 같은 세계적으로 인증된 EPC 그룹도 협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해외시장에서도 이를 매력적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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