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진로`의 성공 내다본 아버지의 선견지명…연 두 자릿수 성장으로 이어져"

입력: 2025-05-28 09:00 이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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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의 소주 브랜드 '진로'와 '참이슬'이 필리핀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필리핀으로의 소주 수출량은 연평균 약 41.7%를 기록할 정도로 고공성장하고 있다. 이에 맞춰 현지 대리점 역시 두 자릿수 성장을 2022년까지 이어오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같은 성장 배경에는 하이트진로의 제품이 필리핀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현지 거래처의 선견지명이 있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주요 거래처 K&L의 사무실에 방문해 강정희(51·여)대표로부터 필리핀에 한국 소주가 자리잡게된 뒷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강 대표는 부친이 꾸려오던 K&L을 최근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다. K&L은 교민이 운영하는 현지 주류 유통업체로, 하이트진로와는 약 30년 가까이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특정 지역 중심의 한인 커뮤니티를 비롯해 업소에 특화된 유통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강 대표는 "하이트진로 필리핀 법인에서 주문한 물건을 필리핀에서 판매하고 있는 대리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진로 소주만 30년 가까이 다루고 있을 정도로, 마닐라를 비롯해 클락과 세부 등에도 지사를 오픈해 운영중이다"라고 소개했다.

그가 한국 소주와 인연을 맺게 된 데는 부친의 역할이 컸다. 그는 "처음에는 부친께서 식품을 위주로 사업체를 운영하다 이후는 소주를 가져오면서 처음 한국 소주를 접하게 됐다"며 "이후에는 식품 대신 소주만 취급했는데, 부친께서는 진로 브랜드가 (필리핀 시장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보셨다"고 말했다.

필리핀 내에서 한국 소주가 인기를 끌면서 K&L의 판매량 역시 꾸준히 성장했다. 2018년부터 연 15%씩 성장하다 2023년부터는 한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중이다.

그는 "주로 한인 식당이나 현지 유통업체, 편의점 등에 진로와 참이슬을 공급하고 있다"며 "또 필리핀 법인과 함께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등 마케팅 활동도 확대중이다"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가 필리핀에 유통하는 소주 물량은 연간 기준 컨테이너 550~600개에 달한다. 1개의 컨테이너에 들어가는 소주 박스는 1260박스(1박스는 20병)다. 이곳에 수출되는 소주 제품은 하이트진로의 마산과 청주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참이슬 오리지널 제품의 경우 매년 수요가 감소 추세였으나, 최근 한류의 열풍에 힘입어 다시 반등하는 추세다. 그는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 뮤직비디오 유튜브가 인기를 끌면서 참이슬 오리지널 제품도 올해 판매가 다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K&L은 자몽, 청포도, 자두, 딸기, 복숭아, 레몬 등 6종의 과일 소주도 함께 취급하고 있다.

필리핀 시장은 알코올 도수 40도가 넘는 독주를 비롯해 맥주가 주력인 시장으로, 한국 소주는 그 중간 지점은 10도 안팎의 알코올 도수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필리핀 전통 소주는 알코올 향이 강해서 선호도가 높지 않은 반면 참이슬 후레쉬와 진로는 상대적으로 알코올 향이 덜해 선호도가 높다"고 대답했다.

최근 필리핀 식당에서는 한국 식당과 마찬가지로 소주와 맥주를 섞어 먹는 문화도 엿볼 수 있다고 한다. 그는 "일반적으로 소주는 '한국 술'로 인식돼 반찬과 함께 소주를 곁들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잡았다"라며 "최근에는 소맥(소주+맥주) 문화도 유행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끝으로"하이트진로 필리핀 법인이 설립된 이후 유통망과 마케팅이 대폭 확장되면서, 진로 브랜드가 필리핀 전역에서 현지인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마닐라)/

글·사진=이상현기자 ishs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