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올해 상반기 내 전체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23조9000억원 중 12조6000억원(52.7%)을 정리하기로 했다. 당국은 하반기 대부분 업권의 잔여 부실이 1조원 내외로 줄며 안정적일 거라고 보지만 부동산 경기 변동성이 큰 만큼 상시적으로 건전성 관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부실 정리가 지연되는 개별 금융사에 대해선 현장점검과 충당금 추가 적립 등 대응을 강화한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6월까지 3조5000억원의 부실 PF를 추가로 정리·재구조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22일 밝혔다. 지난 3월 말까지 전체 부실 PF 중 9조1000억원은 정리·재구조화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6월 이후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PF 사업성 평가를 실시했다. 해당 결과 경·공매 등 정리와 신규 자금 투입을 통한 재구조화가 필요한 유의(C), 부실우려(D) 등급 여신은 총 23조9000억원이었다.
그러나 당국의 상반기 예상 정리·재구조화 물량(12조6000억원)은 지난해 말 제시한 상반기 목표치(16조2000억원)보다는 약 3조6000억원 적었다.
한구 금감원 중소금융 부원장보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16조2000억원 중 9조원가량이 정리 계획이었고, 나머지가 재구조화 물량이었는데 대주단 교체나 사업 용도 변경, 인허가 등 법적 절차에 시간이 좀 더 소요됐다"며 "목표 대비 3조원 정도 재구조화가 지연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2분기 중 남은 목표 물량인 3조5000억원도 대부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대형 사업장(500억원 이상)에서 1조6000억원 규모의 정리·재구조화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양해각서(MOU)를 제출했거나, 추가 자금조달 계약 체결이 임박한 사업장 수를 고려했을 때 목표치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저축은행의 4차 PF 정상화 펀드에 1조5000억원의 PF 여신 매각도 진행 중이다. 실사와 가격 협의를 거치면 다음 달 중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올 1월부터 운영한 PF 정보공개 플랫폼에 공개된 부실 사업장 중 4000억원 규모도 다수의 매수 의향자가 적극적인 매수 의사를 보이거나 수의계약 체결을 위해 가격협상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정보공개 플랫폼에 공개된 사업장은 395개(익스포저 기준 6조5000억원)다. 소송 등 불가피한 사유를 제외한 공개대상 사업장 중 95%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하반기 잔여 부실은 11조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한다. 상호금융을 제외한 대부분 업권에서 1조원 내외로 감소할 것으로 본다. 업권별로 증권(1조9000억원), 저축은행(9000억원), 은행(1000억원), 여전사(1조3000억원), 보험(5000억원), 상호금융 등(6조7000억원) 등이다. 당국은 상호금융의 경우 새마을금고 외에도 조합 개수가 3000여개로 소액 건이 대부분이라 대규모 매각을 추진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 부원장보는 "업권별 잔여 부실이 안정적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부동산 시장 회복 지연 등에 따른 추가 부실 발생 가능성도 있는 만큼 상시적으로 관리하며 부실 정리가 미진한 곳에 대해선 현장점검과 충당금 추가 적립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임성원기자 son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