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경기도 시흥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에 대한 정부의 엄정한 조사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를 고리로 윤석열 정부 고용노동부 장관이었던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한 비판 수위도 높이고 있다.
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인 박찬대 원내대표는 2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해당 사고에 대해 "너무나 참담한 마음"이라며 "정부는 이번 사고를 엄정하고 철저하게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2022년에 발생한 사고 이후 SPC가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안타까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며 "안전한 일터는 그 자체가 노동자의 기본 권리"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해당 사고와 관련해 직접적인 행동에도 나서고 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을지키는 민생실천위원회)는 이날 시화 공장을 찾아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 등을 만났다. 위원회 관계자들은 사측으로부터 사고 발생 경위와 유가족 지원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박용진 선대위 국민화합위원장은 이날 오후 이대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피해자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김한나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내고 "SPC는 이제 우리 사회에서 '죽음의 빵'을 파는 기업이 됐다"며 "도대체 노동자가 몇 명이나 더 숨져야 죽음의 빵은 멈추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며 "오늘 을지로위원회의 사망 사고 현장 방문을 시작으로 민주당이 가진 모든 힘을 다해 노동자의 안전한 귀가가 보장되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고리로 김문수 후보의 '중대재해처벌법 악법' 발언을 재차 비판하고 있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 15일 중소기업중앙회 조찬 강연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을 소규모 중소기업까지 적용하는 게 맞느냐"며 "제가 결정권자가 될 때 반드시 이런 악법이 여러분을 더 이상 괴롭히지 못하도록 고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TV 토론회에서도 "중대재해처벌법은 처벌 위주의 법"이라며 처벌보다 예방을 통해 재해를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김문수 후보에게 묻는다"며 "지난 한 해 산재사망사고로 집에 돌아가지 못한 노동자가 827명에 이른다. 그런데도 중대재해처벌법이 중소기업인을 괴롭히는 악법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 이재명 민주당 후보 역시 경기 의정부시 유세에서 이번 사망사고를 언급하며 "지금 중대재해법을 갖고 폐지하라느니 악법이라느니 이런 얘기하는 분이 있던데 일단 이 법은 여당과 야당이 합의해서 만든 법"이라며 "같이 합의해서 사인해놓고 악법이라고 주장하면 되겠나"고 말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경기 의정부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