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5월 1~10일 수출입 현황
반도체 14.0% 증가...관세영향 자동차·철강 등 수출↓
트럼프 행정부발(發)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이달 1~10일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대미 수출액이 뒷걸음질 친 가운데, 미국의 25% 품목별 관세가 적용된 자동차 수출액은 20% 넘게 쪼그라들었다. 전문가들은 관세 여파와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경우 기업의 재고 부담과 수출 다변화 압박 등 연쇄적인 파급 효과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5월 1∼10일 수출액은 128억달러로 1년 전보다 23.8%(40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같은 기간 1.0% 줄었다. 이달 1∼10일 조업일수는 5.0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6.5일)보다 1.5일 짧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로 대미 수출은 지난달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달 1~10일 대미 수출액은 19억92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4% 줄었다. 지난달에도 대미 수출은 6.8% 감소한 바 있다.
관세 충격 여파는 지난달 주요 대미 수출 품목 곳곳에서도 드러났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5년 4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일반기계 수출이 나란히 줄었다. 지난 4월(1~25일)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25억1000만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6.6% 줄었다.
같은 기간 일반기계는 22.6%, 반도체는 31.0% 각각 떨어졌다. 트럼프발 관세 여파가 본격적으로 수출 실적 타격권에 접어들면서 지표에서도 영향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 시장에서의 수출 감소가 뚜렷해지면서 그 여파가 다른 산업으로 확산할 수밖에 없다"며 "재고 증가와 비용 부담으로 인해 다른 국가로의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대미 수출 부진과 함께 이달 10일까지 중국(-20.1%)과 유럽연합(EU·-38.1%) 등에서도 수출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대만(14.2%)과 말레이시아(13.0%)는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달 1~10일 주요 10개 품목별 수출을 보면 반도체(14.0%)는 증가했지만, 나머지 9개 품목은 감소했다. 관세 영향을 받은 승용차의 수출액은 11억달러로 23.2% 줄었고, 자동차 부품(42.6%)과 철강 제품(41.2%)은 모두 뒷걸음질 쳤다.
1∼10일 수입액은 14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9%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승용차(22.1%), 반도체 제조장비(10.6%) 등은 증가했지만, 원유(-6.1%)와 반도체(-8.2%) 등은 줄었다. 무역수지는 수출이 수입에 못 미치면서 17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수출 타격을 최소화하려면 정부가 금융지원과 무역 다변화 정책을 통해 기업의 대응 여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고, 관세 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 자체가 수 출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의 자금 순환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정부가 금융 지원을 포함한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