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월례 간담회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 관리와 예금자보호 한도, MG손해보험 처리 등 산적한 과제 속 시장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1년여간 상급기관장으로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엇나간 언행'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선 리더십 부족이라고 자평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7월부터 도입하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대해 "수도권과 지방 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 등을 추가로 조이는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며 "실제 부동산 시장이나 경기의 상황에 차이가 있는 부분을 감안한 것으로 지금보다 완화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세부 내용에 대해선 "이달 내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3단계 도입을 발표할 당시 은행권과 2금융권의 주담대와 신용대출, 기타대출 금리에 가산금리(스트레스금리) 100%(하한)인 1.5%를 적용하는 것을 계획했다. 다만 지난해 9월부터 2단계 조치를 도입하면서 은행권 주담대·신용대출과 2금융권 주담대에 수도권 1.2%, 비수도권 0.75%의 스트레스금리로 차등 적용했다. 3단계도 차등을 둔다면 수도권은 1.5%로 상향 조정하면서 비수도권은 1.0% 안팎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그는 대출 증가 속도에 대해선 "여신 심사 기준을 통해 관리해 나가되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대출이 몰리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5~6월에 월별 관리 목표 범위 내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예대금리차가 크게 벌어진 것과 관련해선 "신규 대출이나 수신과 관련 예대금리차가 조금 벌어지고 있지만, 잔액 기준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며 "신규가 잔액까지 영향을 줄 거냐 하는 부분들은 면밀히 보고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대응하겠다"고 언급했다.
1억원으로 높이는 예금자보호 한도에 대해선 오는 9월부터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연말, 연초는 자금 이동이 일어날 수 있는 기간으로 이 시기는 피해 하반기 중반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시행을 준비하는 데 입법예고에 걸리는 시간도 있고 금융사들이 내부적으로 준비해야 될 시간도 소요되기에 국회와도 얘기를 해봐야 한다"고 했다.
부실 금융회사인 MG손해보험 정리 방안에 대해 "가교보험사 설립을 포함해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며 "시장의 불확실성과 계약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세부 협의를 마치는 대로 이번달이라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가계대출 정책, 공매도 재개 시점, 상법개정안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섣부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복현 원장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제 대응이 그렇게 느꼈다면 리더십이 조금 부족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면서도 "기관장과 기관장과의 관계에 있어서 저도 할 말은 많았지만 여러 부처와 기관이 대행 체제인 상황에서 금융당국까지라는 생각이 강했다"고 해명했다. 이 원장은 최근 정부 방침과 달리 상법개정안 거부권이 행사될 경우 "직을 걸겠다"며 사의 소동을 일으켰다.
그는 "금융위와 금감원, 조직 대 조직으로서의 관계에 있어서는 굉장히 잘 협조가 되고 있다"며 "금융위가 가진 리더십이 잘 발휘되고 있다고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선 전까지 남은 기간 금융 정책 면에서 해야 할 일들을 잘 관리하며 'F4(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 회의를 중심으로 매일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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