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아직까지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을 어느 정도 내리고 올릴지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관심은 이제 한국은행에 쏠린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달리, 한은이 이번 달에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측한다. 경기 방어, 경기 부양에 대한 압박이 강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9일 열린다.
이번 연준의 결정으로 한국(2.75%)과 미국(4.25~4.50%)의 기준금리 차이는 1.75%포인트(p)로 유지됐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17일 1500원대를 넘보는 원·달러 환율과 다시 들썩이는 가계대출 등을 명분으로 기준금리를 2.75%로 묶었다.
하지만 동시에 올해 경제 성장률이 2월에 낮춘 예상치(1.5%)에도 크게 못 미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사실상 이달 큰 폭의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과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지난달 24일 발표된 올해 1분기(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0.2%에 그치자 시장은 충격 속에 이달 금리 인하를 확신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역시 변동성은 크지만 '12·3 비상계엄' 이전 수준인 1300원대로 재진입했다. 가계대출은 여전히 증가폭이 크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최근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것을 의심하지 말라"며 "경기 상황에 따라 금리를 충분히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한은의 금리 인하 횟수가 당초 예상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관세전쟁의 강도가 예상보다 높고 추가경정예산 등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정책의 집행 시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금리라도 일단 더 낮춰야 소비와 투자에 숨통이 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올해 2월과 5월, 상반기 두 차례 인하로 올해 통화 완화 기조가 끝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았지만, 이제 하반기 인하까지 포함해 '연내 3회 이상'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이 총재는 밀라노에서 금리 인하 폭과 횟수와 관련한 질문에 "(연내 인하 횟수를 늘려 금리를 더 낮출 필요가 있는지) 5월 경제 전망 때 성장률이 얼마나 낮아지는지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경기 부양을 위한 '빅컷'(0.5%p 인하) 여부도 경제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다만 외환과 자금 시장의 걱정은 커진다. 한은만 금리를 계속 내릴 경우, 미국과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위험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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