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주도권 대신 친윤발 단일화 주도에 경선 참여 후보들 일제히 쓴소리
김 후보 아닐 경우 사실상 대안도 없어…단일화 밀리면 김문수로 대선 치를 가능성 커져
윤석열 전 대통령 그림자가 국민의힘을 궁지로 몰고 있다. 경선을 통해 선출된 대선 후보의 주도권을 놓고 자중지란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계엄사태에 대한 입장도 명확하지 않아 빅텐트 성사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후보 간 단일화는 사실상 '찢어진 우산 꿰매는' 수준에 불과해 빅텐트로 평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설령 단일화가 성공해도 컨벤션 효과를 누리기도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7일 국민의힘이 대선 경선으로 선출된 후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후보를 지지하는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법원에 8~9일 전국위원회와 10~11일 전당대회 소집을 중단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했다. 받아들여질 경우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작업에도 제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이 자중지란을 보이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계 은퇴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선 경선 후보는 이날 "왜 김문수를 비난하는가, 무상열차 노리고 윤석열 아바타를 자처한 한덕수는 왜 비난하지 않느냐"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전 대선 경선 후보 또한 "이럴 바에야 차라리 가위바위보로 후보를 정하는 게 더 나았을 것"이라며 "이미 한덕수 후보가 '점지'된 후보였다면, 우리 당 경선에 나섰던 후보들은 들러리였던 것이냐"라고 했다.
한동훈 전 대선 경선 후보 또한 지난 5일 유튜브 라이브 채널을 통해 "이렇게 될 줄 몰랐던 것처럼 얘기하는 게 더 놀랍다"라며 "제가 2대1로 싸운 건가. 국민들 보시기에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안 좋다"고 토로했다.
이들이 특정인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당내 친윤계를 겨낭한 발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폐족'에서 벗어나 활로를 찾아야 하는 친윤 세력이 단일화 빅텐트를 주도하면서, 당무우선권을 가진 대선후보마저 축출될 위기가 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후 상황이다.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양강구도를 위한 빅텐트가 깨지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흐른다. 단일화를 강행하기 위해 후보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대안이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당헌에는 "대통령후보자는 대통령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통령 선거인단의 투표결과와 여론조사결과를 종합하여 선출한다"고 돼 있을 뿐, 대통령후보자를 끌어내리고 다른 후보를 올릴수 있는 규정이 없다. 김 후보가 버티기를 하면 국민의힘은 김 후보로 완주할 가능성도 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안철수 의원을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실 제공=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