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스페인 EFE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피해 여성 '아비다'는 지난달 27일 아프간 서부 고르주의 자택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질러 숨졌다.
아비다의 친척은 미국 매체 아무TV와의 인터뷰에서, 모함마드 라흐마니라는 탈레반 사령관이 수년 전부터 아비다와의 결혼을 요구하며 가족을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고 증언했다.
최근에는 탈레반 대원들이 아비다의 집을 급습해 아버지와 오빠를 체포했고, 아비다는 자신도 곧 강제로 끌려갈 것이라 판단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친척은 사건 당시 탈레반 대원 약 20명이 집 주변을 에워싸고 있었다며 "그녀에겐 도망칠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탈레반 당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문제의 사령관 라흐마니에 대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가니스탄 인권 옹호자 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은 탈레반 통치 아래 여성에 대한 체계적인 폭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특히 지방에서는 탈레반 대원들이 권력을 이용해 강제결혼을 자행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지 여성인권 활동가와 시민단체들은 독립적인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 여성단체들은 이번 사건 가해자 처벌과 탈레반 인권 침해에 대한 국제조사를 촉구하는 소셜미디어 캠페인도 시작했다.
한편 탈레반은 2021년 미군 철수 이후 아프간 재집권에 성공한 뒤, 여성의 중등 교육을 금지하고 고용을 제한하는 등 여성 인권을 탄압하는 정책을 지속해왔다. 이 같은 조치로 인해 국제사회는 여전히 탈레반 정부를 공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유진아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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