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상반기중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
구청장·시장·군수가 거주요건 설정 여부 결정
건강보험 내역 등 통해 청약 시 부양가족 확인 강화
구청장·시장·군수가 거주요건 설정 여부 결정
건강보험 내역 등 통해 청약 시 부양가족 확인 강화
거주 요건도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는 지역의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된다.
국토교통부는 '무순위 청약'의 신청자격을 '무주택자'로 한정하고 거주지역 요건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안으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올 상반기 중 개정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입법예고,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이르면 5월께 시행 예정이다.
◇계약포기 물량 등 '줍줍' 청약 자격 제한= 국토부는 '해당 지역 무주택자에게 주택을 공급한다'는 본래 취지에 맞게 무순위 청약 제도를 고친다는 입장이다. 개정되는 무순위 청약 제도는 일반 청약 이후 위장전입 등 불법 행위가 드러나 계약이 취소당하거나 청약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한 경우에 생긴 잔여 물량의 입주자를 다시 선정하는 '계약 포기 후 재공급' 유형이다.
불법행위가 드러나 해당 주택이 재공급된 경우에는 무주택자, 거주지 제한 요건이 현재도 있지만 청약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한 경우에는 청약통장이 없어도 되고 주택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청약 신청이 가능했다. 김헌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무주택 실수요자 지원'이라는 청약제도 본래 취지에 맞게 제도를 개편한다"고 말했다.
◇청약홈 마비 사태 이제 없다= 정부는 2021년 5월 해당 지역 무주택자로 무순위 청약 자격을 제한했다가 부동산 경기 악화로 미분양 물량이 늘자 2023년 2월말부터 거주지역과 주택 수에 관계없이 국내 거주하는 성인 누구나 무순위 청약을 할 수 있도록 완화했다.
작년 7월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진행된 '동탄역 롯데캐슬' 아파트 1가구가 2017년 최초 분양가로 공급되면서, 무순위 청약에 약 300만명이 몰리며 청약홈 홈페이지가 마비되고 접수 마감일을 연장하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제도 개편 요구가 잇따랐다. 마지막 줍줍 분양이 된 지난 6~7일 세종시 소담동 '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 무순위 청약 2가구 모집에도 63만명이 몰렸다.
무순위 청약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면서 국토부는 무순위 청약의 자격 조건을 다시 무주택자로 제한하기로 했다. 거주 요건은 지역별 여건, 분양상황 등에 따라 시장·군수·구청장이 재량껏 해당 광역지자체, 해당광역권 요건을 부과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시세 차익이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지자체가 입주자 모집 공고 시 분양 거주조건을 내걸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지역이라면 전국 단위로 청약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 지자체에 가이드라인을 별도 배포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무순위 청약에 대해 무주택자, 거주요건 등의 제한을 걸면 40~60% 가량 무순위 청약 수요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국토부가 작년 동탄 무순위 청약신청자 1만명을 뽑아 분석한 결과 유주택자가 40%였다. 기존 청약자의 40%는 유주택자로 청약 대상에서 제외된다. 만약 여기서 동탄이 포함된 경기도민으로 무순위 청약 자격을 부여한다면 청약 신청자는 총 60% 가량 감소하게 된다.
◇위장전입 강력 단속…3년간 거주지 근처 병원·약국 이용 증빙= 국토부는 일반청약에서 부양가족 수 가점을 더 높게 받기 위해 위장전입이 만연한 상황에 대해서도 규제를 강화한다. 작년 서울 서초구에 공급된 '래미안 원펜타스' 당첨자의 경우 청약 가점 만점자가 3명이나 나오며 위장전입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에 국토부가 실태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국토부는 이러한 위장전입 사례를 근절하기 위해 부양가족 점수 산정시 실거주 여부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추가 제출하도록 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 등·초본 등을 통해 단편적으로 확인하는 데 그쳤으나 앞으로는 부양가족의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을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부양가족이 3년간 병원·약국을 청약 신청자 거주지 근방에서 이용했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위장전입 등 위법 사례가 확인된 청약 당첨자는 징역 3년 이하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당첨된 주택은 환수되고 10년간 주택 당첨에서 제외된다. 김 주택정책관은 "부양가족 수 가점을 받기 위한 위장전입은 제도 개선 및 단속 등을 통해 상당 부분 근절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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