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COMPANY] 투자의 파괴·혁신·진화·융합… 특화 PE로 신기원 연다

입력: 2024-12-03 13:10 송신용 기자

폰트

TW그룹
한국대성자산운용회사
회귀선프라이빗에쿼티주식회사
백야벤처주식회사
기존 펀드규모 축소하고 특정분야 전문성 확보
피부이용의료기기 벤처 설립… 中 시장서 호평
현지 파트너와 합자회사 추진… 양국 상장 목표

투자 시장은 전쟁터다. 특히 수많은 개미가 흔적도 없이 쓰러져가는 주식 시장에서 헤지펀드의 공세는 가공할 만하다. 다양한 투자전략을 구사하며, 소수의 투자자들을 비공개로 모집해 주로 위험성이 높은 파생금융상품을 만들어 절대수익을 남기곤 해왔다. 그렇다고 늘 이기지는 못한다. 그러다보니 '투자의 파괴' 같은 발상의 전환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주식을 포함한 금융 산업 여건 변화가 빨라지면서 정책 대응이 다양해지고, 시장의 움직임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대표적인 것이 PE와 특정 산업의 손잡기다.

◇투자유치·딜소싱에서 미스매치

3개 회사로 짜여진 TW그룹은 어떨까? 한국대성자산운용회사의 경우 그동안 높은 수익률로 주목을 받았지만 최근 절대 수익율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는 ETF의 영향과 해외 시장 확대 같은 여파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추세다. 그래서 많은 자산운용사는 PE 겸업을 등록하고 있다.

이규엽 TW그룹 회장은 일찌감치 이런 상황을 간파했다. 기존에 운용하고 있는 펀드 규모를 축소하는 대신 회귀선프라이빗에쿼티주식회사를 별도 설립하고,금융감독당국에 PE로 등록해 궤도를 선회하고 있다. 지향점은 투자의 파괴, 혁신, 진화, 융합이다.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 좋은 회사를 찾기가 쉽지 않은 반면 유망한 회사는 필요 자금을 적기에 투자 받기가 용이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투자유치와 딜소싱에서 미스 매치가 일어난다. 실제로 투자자인 PE는 장래 큰 수익 발생이 예견되는 선도 산업을 예측해도 해당 산업군 내 좋은 회사의 지분을 인수하기가 만만한 일이 아니다. 회사 측이 지분 양도 의향을 보여도 양자 간 합의까지 가는 길은 험하다.

사실 투자 기회의 보폭을 넓혀 나가다 보면 인수 대상 회사의 산업군은 광범위하다. 예컨대 바이오 산업이 비전이 보일 때는 바이오 산업군에 속하는 회사에 투자가 넘치고, 2차 전지 산업이 전망이 있다고 내다볼 경우에는 관련 회사의 밸류가 과대 평가된다. 게다가 이 시기가 지나가면 유망한 바이오 회사도 투자 받기가 녹록치 않다.

하지만 특정 산업 분야에 특화된 PE는 시대 조류에 민감하기 보다 회사 내재 가치에 무게를 두는 만큼 투자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특화된 PE가 필요한 이유다. 선진국형 자산운용사는 호텔이나 사회 인프라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산업을 선도하는 사례가 차고 넘친다. 그래서 국내 금융업계 정상급 전문가 9인이 공동 운영하는 회귀선프라이빗에쿼티를 만들었다. 회귀선프라이빗에쿼티는 의료기기 제조업 투자에 특화된 전문PE이다.

◇백야·의료기기 PE 시너지는

여기 또 하나의 회사가 있다. '피부는 과학이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피부미용 의료기기 제조회사로 설립돼 벤처기업 인증을 따낸 백야벤처주식회사다.

이규엽 회장은 "중국에 다니다 보니 향후 피부미용의료기기가 뜰 것이라는 느낌이 왔다"라며 "그래서 피부미용의료기기 회사의 지분을 인수하려고 노력했으나 능력 대비 값이 비싸서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도전 정신을 발휘해 2021년 8월1일 피부미용의료기기 회사를 자체 설립하고 벤처기업으로 인증 받았다"고 밝혔다. 글로벌 미용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200억달러로 덩치가 커진 상태다. 그만큼 성공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백야는 최근 3년 6개월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최첨단 비침습형 피부미용 의료기기 시제품 3대를 제작 완료했다. 피부 탄력성을 증가시켜 본래의 인상이 변하지 않으면서 슬로우 에이징을 추구한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지난 11월 5일 그 피부미용의료기기를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장 부스 내 설치했다. 6일 동안 진행된 전시회는 129개국 3496개 기업이 참여한 중국 내 최대 박람회 중 하나였다. 앞서 9월에는 중국 샤먼전시회에서 호평을 받았다. 백야의 시제품은 가는 곳마다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안전 인허가를 취득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제 투자 유치가 중요한 또 하나의 과제가 됐다. 제 아무리 유망한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특화된 PE가 아닌 일반 투자회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려면 해당 산업과 관련된 기초자료부터 제공해야 한다. 설명 과정에서 긴 시간과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구조다. 투자를 받아야 하는 시기가 임박해서는 PE의 요구 조건을 수응할 수밖에 없어 적정 밸류를 인정받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여기에다 임원 선임 요구를 수락해야하는 처지로 몰리면서 비전문가가 경영에 참여하는 상황을 초래하는 일도 잦다.

◇중국특화 자산운용으로 고수익

TW그룹의 한국대성자산운용은 2016년 11월 설립했다. 중국 시장 특화 자산운용사다. 한동안 해외투자자와 공동 사모펀드를 결성하고, 벤처 분야 등에 집중했었다. 해외 투자기회가 크게 확대된 가운데 국내외 공동 사모펀드를 각각 이해도가 높은 곳에 투자한다면 개별적으로 투자하는 것에 비해 위험을 줄이고, 수익을 높이게 된다는 데 착안했다.

그는 2018년 2월 7일 이후 공모주펀드 7개의 누적수익률 275.28%(지난 1일 기준)라는 기록을 썼다. 공모 프리미엄이 반영된 공모주를 통한 차익실현 추구와 적합한 매도 전략으로 안정된 수익률을 확보했다. 다만 공모주 시장이 출렁거림에 따라 투자 변동성이 커지고, 딜소싱의 미스매치를 지켜보거나 경험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경험과 교훈은 결국 백야벤처와 회귀선PE 탄생으로 이어졌다.

가격과 기술력이 월등하게 뛰어난 임플란트만 하더라도 한국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60%(2023년 기준)를 육박한다. 정치적 이슈와는 별도로 경제 이익이 더해지면 서로의 필요에 따라 움직이게 돼 있다. 한중 공동사모펀드 등 협력 플랫폼을 설립해 양국의 투자자와 프로젝트를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지향해 왔다. 참여하는 기업에게 관련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서로 신뢰하는 교류 환경을 조성하는 데 충실했다.

이제 백야 피부미용의료기기 시제품을 완성한 만큼 다음 갈 길은 중국 파트너와의 합자회사 설립이다. 곧 중국 파트너와 합자회사 설립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단기적으로는 2028년 코스닥에, 2029년 중국 과창판 시장에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갈수록 좋은 투자처는 찾기 어렵고, 투자 받기는 힘들어진다. 백야와 회귀선PE의 시너지는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 백야는 회귀선PE의 주도 아래 필요한 자금을 적기에 유치 받아 글로벌로 나간다는 구상이다. 의료기기라는 특정분야에 투자하는 전문 PE인 회귀선은 백야를 필두로 의료기에 특화된 PE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이에 대해 이규엽 회장은 "국내 풍부한 자금과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해외로 나아가 현지 유력 회사와 합자회사를 설립해서 잘 가꾸어 나가면 우리 후대들이 지분에 대한 배당 소득으로 보다 여유롭게 살 수 있다" 라고 말했다.세종=송신용기자 ssyso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