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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높은 전세반환보증 가입… 빌라는 오늘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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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세 안정화 대책 예고
경매시장서도 기피 현상 이어져
문턱 높은 전세반환보증 가입… 빌라는 오늘도 한숨
서울의 한 빌라 단지 모습. <연합뉴스 제공>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량이 늘고 가격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빌라 시장은 오히려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빌라 전세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이하 반환보증) 가입 요건을 강화한 점이 매매 수요 감소로 이어진 영향이다.

정부는 이달 중 빌라 반환보증 가입 문턱을 낮추는 내용을 포함한 전세 안정화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여전히 빌라 시장의 침체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체 주택 매매 거래 량은 지난해 동월 대비 6% 이상 늘었다. 아파트 매매 거래가 10만5677건으로 직전 3개월(9만5209건)보다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영향이다.

반면, 올해 1~3월 빌라·다세대주택 거래 건수는 1만6681건으로 지난해 4분기(1만7323)건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 빌라 매매는 전체 부동산 시장 분위기와 다른 방향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빌라 시장 가격 내림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빌라 매매가격지수는 2022년 7월 이후 줄곧 하락세다. 빌라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10월 소폭 상승한 것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하락했다. 반면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2~9월 7개월 간 상승한 뒤 3개월 간 하락했고, 올해 1월부터 다시 상승하는 등 등락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반환보증이 전세사기에 악용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보증 가입 요건을 강화했다. 정부는 반환보증 가입이 가능한 주택의 전세가율을 기존 100%에서 90%로 낮췄다. 전세가율은 부동산 매매 가격 대비 전세 가격의 비율을 말한다. 정부는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면 깡통전세 우려 물건으로 보고 있다.


가입 요건이 강화되면서 상당수의 빌라가 보증금을 낮추지 않고서는 반환보증에 가입하지 어려워지게 됐다. 이에 시장 기피가 확산됐고 이는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 가격이 상승하는 데에도 영향을 줬다. 현재 정부는 빌라 반환보증 가입 문턱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매시장 선행 지표인 경매시장에서도 빌라 기피가 나타나고 있다. 법원경매 전문 업체 지지옥션 따르면 지난달 서울 빌라(연립·다세대 주택) 법원경매 진행 건수는 총 1456건으로, 지난 2006년 5월(1475건)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빌라 반환보증 가입 문턱이 낮아지더라도, 빌라시장 상황의 침체는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가 반환보증 가입 요건인 '전세가율 90%'를 더 완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매매가의 경우 특례보금자리론이나 신생아 대출이 시작되는 시기 등락이 반복되는 경향을 보였는데, 빌라는 반환보증 가입이 불확실해진 뒤 줄곧 하락세를 기록해왔다"며 "빌라 시장이 곧바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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