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표 사천 논란 확산에 철회
현역 의원 서동용과 경선 진행
전략지역 지정 기준 도마 올라
더불어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이 논란에 휩싸였다. 경선 투표 방식을 갑자기 바꾸고, 전략선거구를 지정하는 기준도 애매해서다. 공천논란이 일었던 권향엽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 예비후보의 경우 단수공천을 철회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공천을 관리하는 각 위원회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특별당규' 국회의원선거후보자선출규정 제23조(경선방법 및 경선일)에 따르면, 경선 방식은 '국민참여경선'으로 진행된다. 우선 자동응답전화(ARS)를 이용한 권리당원 선거인단 투표 결과 50%, 이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ARS를 통한 여론조사 결과 50%를 반영한다.
그러나 경선 방식이 지역별로 다르게 적용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 전략선거구로 지정된 지역에서 '전략경선'을 시행할 경우 이런 문제가 두드러진다. 전략경선은 전략공천관리위원회(전략공관위)가 당헌·당규에 구애받지 않고 별도의 규정을 적용해서 시행하는 데, 선거인단 구성 비율을 임의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전날(4일)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의 공천이 확정된 전주을 지역이 대표적이다. 당초 전주을에서 선거를 준비하던 양경숙 의원과 이덕춘·최형재·고종윤 예비후보 등은 2~3년 전부터 권리당원을 모집해왔는데, 전략공관위에서 경선방식을 일반국민경선 100%로 변경해 그 간 노력이 무위로 돌아갔다.
청년 전략공천 지역구로 지정한 서울 서대문갑 후보 선출 방식도 다르지 않다. 앞서 전략공관위는 서대문갑을 100% 전당원 투표로 후보자를 선출하기로 했으나, 전국 권리당원 70%, 서대문갑 권리당원 30%로 변경하기로 했다. 예비후보는 권지웅 전세사기고충접수센터장, 황두영 전 청와대 행정관, 김동아 법률사무소 온길 대표변호사, 구본기 촛불행동 공동대표 등 7명이다. 예비후보들은 후보 선출 방식 변경에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인다.
공천관리위원회가 전략선거구로 지정하는 기준도 불분명하다. 당헌·당규상 전략선거구 지정 기준은 공천 배제 대상자나 탈당자가 있는 지역구, 현역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지역구, 해당 지역구의 예비후보가 본선 경쟁력이 현저히 낮은 지역구 등이다.
그러나 현역 의원이나 기존 예비후보를 공천 배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쓰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문(친문재인)계 4선 홍영표 의원이 공천배제(컷오프)된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이 대표적이다.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쟁력이 부족하단 말을 누가 믿겠나. 도덕성 문제, 사법 리스크, 우리 당의 진정성과 가치를 떨어뜨리는 그 무엇도 제겐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거취를 밝힐 예정이다.
최근 여성전략특구로 지정한 순천광양곡성구례 지역도 논란이 제기된다. 민주당 최고위는 1일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 회의에서 이 지역구에 권 예비후보를 공천하는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원안을 의결했는데, 권 예비후보가 2022년 대선 때 이재명 캠프에서 대통령 후보 직속 기구인 배우자실 부실장으로 일한 경력이 논란이 됐다.
컷오프된 지역구 현역 서동용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제가 다른 민주당 후보들과 비교해 2배 이상의 차이로 전체 1등을 기록했다"며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은 결국 권 전 비서관의 전략공천을 철회하고 서 의원과 경선을 하도록 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권 예비후보가 자신이 선당후사하겠다는 마음으로 경선을 요구했다"며 "지도부 사이에 많은 논의가 오갔고 결국 경선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지난 21대 총선을 앞두고는 공관위와 전략공관위, 인재영입위원회 등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면서 후보들을 평가하고 공천했다"며 "이번 총선에서는 공천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영등포역 앞에서 긴급 현장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