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I, 연구자 소득세 부담 가중..세수확대 미미
근로소득 아닌 기타소득 규정..분리과세 등 검토
기술이 국제 질서를 좌우하는 기정학(技政學) 시대를 맞아 파괴적 혁신과 발명 촉진을 위해 직무발명보상금에 대한 소득세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직무발명보상금을 근로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규정하거나 분리과세하는 방안, 비과세 한도를 높이는 안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과학기술정책 브리프' 최신호에서 직무발명보상금 소득세제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직무발명보상금은 종업원이 완성한 직무발명의 권리를 사용자에게 승계한 후 대가로 받는 보상금이다. 근로제공의 대가인 근로소득으로 보기 어려워 2015년 대법원은 직무발명보상금을 근로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판시했다. 우리나라 전체 등록 특허는 2022년 기준 13만5000건으로, 이 중 약 12만건(87.5%)이 법인의 직무발명 특허다.
당초 직무발명보상금은 기타소득으로 인정돼 비과세 대상이었지만, 2016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2017년부터 비과세 한도(700만원)를 초과하면 종합과세 대상이 됐다. 이로 인해 연구자의 소득세 부담이 크게 늘었지만 소득세수 확대에는 별 영향이 없었다.
실제, 직무발명보상금에서 발생하는 소득세 산출세액 추정치는 약 114억원으로, 연말정산 신고 근로자의 전체 소득세 산출세액 추정치인 약 68조원의 0.017%에 불과하다. 세수 감소 등을 감안하더라도 연구자의 사기 진작을 위해 직무발명보상금 소득세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 현장의 주장이다.
보고서는 직무발명보상금의 소득 성격을 당초대로 '기타소득'으로 명확히 규정하는 소득세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분리과세를 통해 원천징수세율 20%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근로자의 소득세 부담을 낮출 것을 제안했다. 현재 700만원인 비과세 한도금액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고도 제시했다. 비과세한도가 2000만원∼4000만원으로 높아지면 직무발명보상금 신고 근로자의 96% 가량이 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될 것으로 추정했다.
김학효 STEPI 부연구위원은 "국가재정운용상 소득세 세수를 고려하되 연구자 사기 진작을 위한 직무발명보상금 소득세제 개선 논의를 본격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