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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6G 꿈의 전파대역, 테라헤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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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민 ETRI 창의원천연구본부장
[포럼] 6G 꿈의 전파대역, 테라헤르츠
최근 미국을 다녀와 보신 분들은 아마도 직접 체험을 해 보았을 것이다. 전 세계 공항 보안검색대에는 사람이 원통형 장치에 들어가 팔을 들고 있으면 무언가가 몸 주변을 한 바퀴 도는, 소위 '전신검색기'라 부르는 장치가 사용되고 있다. 전신검색기는 밀리미터파라 불리는 옷 투과가 가능한 전파를 사용한다. 칼처럼 기내 반입이 금지된 물품을 숨겨 탑승하려는지 탐색하기 위한 보안검색 장치이다.

전신검색기는 기존 단순한 금속탐지기와 달리, 어떤 물건이 어떤 부위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금속이 아닌 세라믹, 플라스틱, 액체 등 물건도 검출할 수 있는 첨단장치다. 하지만, 좁고 답답한 장치에서 양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고 스캔을 당하는 입장에서는 그리 유쾌한 경험은 아니다.

그러나 곧 이런 고민이 없어질 전망이다. 근래에는 보안검색 구역을 그냥 걸어서 통과하기만 하면 보안검색을 끝낼 수 있는 기술개념도 등장했다. 전신검색기 기술을 보유한 국가를 중심으로 혁신적인 검색 기술의 실현을 목표로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까지 상용화된 전파 기반 전신검색기 기술이 없었지만, 필자의 연구원에서는 '워크 스루(Walk-Through)' 보안 검색 개념을 국내 기술력으로 실현코자 땀을 흘리며 연구개발 중이다.

먼저 테라헤르츠파라 불리는 파를 이용해 사람이 신발을 벗지 않고도 장치 위에 올라서기만 하면 신발 속에 위험 물품이 있는지를 검사할 수 있는 신발검색 시스템을 개발하는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에는 사람이 걸어서 통과하는 동안 전신 검색을 마칠 수 있는 기술 또한 가능해질 것이다.

테라헤르츠 보안검색 기술에 사용되는 테라헤르츠파는 인체에 무해할 뿐 아니라, 종래 전신검색기에 사용하고 있는 밀리미터파에 비하여 파장이 짧아 높은 해상도의 영상을 얻을 수 있어 더 작은 물체의 식별 또한 가능하다. 따라서 보안검색에 사용되는 인공지능 기술에 의한 판독 성능의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테라헤르츠 보안검색 기술의 개발을 위해서는 테라헤르츠파를 발생시키고 검출할 수 있는 테라헤르츠 대역 반도체 소자 기술이 우선 되어야 한다. 소자를 다량으로 배열하여 제어하는 기술 등 시스템 기술과 위험 물품 자동 판독을 위한 AI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이 종합적으로 요구된다. 필자 또한 순수 국내 기술로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공동연구진과 함께 기술을 개발 중이다.

테라헤르츠파는 한때 '꿈의 전파'로까지 불렸던 전파 대역이다. 보안검색 분야 뿐 아니라, 코팅 물질의 두께 등에 대한 비접촉 비파괴 측정, 약품이나 식품의 검사, 뇌암 경계 진단을 위한 영상계, 미술품 등에 대한 비파괴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전자기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한 상용 기술은 의외로 많지 않다. 테라헤르츠파의 발생과 검출을 위한 부품이 아직까지는 너무 고가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 본다. ETRI에서는 테라헤르츠 기술의 응용분야를 넓히기 위해 지난 10년 동안 테라헤르츠 대역 부품을 소형화하고 값싸게 만드는 기술, 이를 토대로 하는 응용기술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테라헤르츠 대역은 6G를 비롯한 무선통신에 있어 핵심적인 미래 전파 대역으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기존 무선 전파와 달리 직진성이 강하고 넓은 범위에 퍼뜨리기가 어려운 특성 또한 갖고 있다. 따라서 테라헤르츠 무선통신을 위해서는 전파의 특성을 극복해 활용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우리나라가 미래의 무선통신 기술을 주도하기 위해선 반드시 관련된 기술을 폭넓게 개발하며 미래 기술의 방향을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연구진이 개발한 테라헤르츠 기술이 앞으로 우리나라의 다양한 산업 분야와 서비스 분야에 적용되고 확산돼 관련 산업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오늘도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테라헤르츠 기술 선구자라는 자신감으로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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