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7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다고 밝혔다. 방한 첫날인 7일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현안을 논의한다. 지난 3월 16일 도쿄 회담 이후 50여일 만에 다시 이뤄지는 만남이다. 또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을 찾은 아베 신조 이후 5년 3개월 만에 이뤄지는 일본 총리의 방한이다. 당초 오는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끝나고 6~7월께 성사될 것이란 관측이 돌았지만 조기 방한을 결정했다. 여기에는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일 결속을 강조하면서 한일 관계의 빠른 개선을 주문한 것이 일본 정부에겐 부담이 됐을 것이다.
그 배경이 어찌됐든 일본 총리의 방한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한일 정상간 셔틀 외교 복원이 시작됐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양국이 정례적으로 상대국을 방문하는 셔틀 외교는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당시 총리의 방한을 마지막으로 맥이 끊겼다. 다시 기지개를 켜니 관계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물론 이번 방한으로 엉켜있는 한일 관계가 일거에 풀릴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얼어붙은 한일 관계를 녹이는 계기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일본측의 성의있는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윤 대통령은 엄청난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먼저 일본으로 날아가 대승적 차원의 여러 결단책을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일본의 태도는 미적지근하다. "한국 측 자세를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며 여전히 유보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야 겨우 한국을 자국 화이트리스트에 복원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했을 뿐이다.
외교는 서로 주고 받는 것이다. 이제 일본이 나설 차례다. 애매모호하고 하나마나 한 말은 필요없다. 남은 물 반 컵을 채우는 상응하는 조치와 언급이 분명히 나와야 한다. 윤 대통령이 제시한 강제징용 '제3자 변제' 해법의 나머지 부분에 대한 방안, 진정성 담긴 과거사 사과, 화이트리스트 재지정의 신속한 마무리, 한일 어업협정 재개 등이다. 이같은 화답이 한국 땅을 밟는 기시다 총리의 역사적 책무다. 그래야 한일 관계는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사설] 기시다 방한… 상응조치 내놔야 韓日 미래지향 관계 열린다](//contents.dt.co.kr/images/202305/2023050302102369061001[1].jpg "[사설] 기시다 방한… 상응조치 내놔야 韓日 미래지향 관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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