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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총리 불신임안 겨우 부결…연금개혁법안은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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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좌파 야당이 주도한 총리 불신임안 과반에서 9표 모자라 부결
佛총리 불신임안 겨우 부결…연금개혁법안은 통과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자신에 대한 불신임안을 두고 토론하는 하원에 출석해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파리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연금개혁 법안이 가까스로 의회의 문턱을 넘었다. 야당이 제출한 총리 불신임안은 부결됐다.

20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연금개혁안을 주도한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에 대한 의회의 불신임안이 부결됐다. 표결은 야권에 의해 두 차례 진행됐지만, 모두 과반수를 얻지 못했다.

이로써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연금 개혁안이 무효가 되고 내각이 사퇴하는 위기는 일단 모면했으나, 표결 결과 하원 내 만만찮은 반대 세력의 존재가 확인돼 향후 정국 운영에 부담을 안게 됐다.

하원이 이날 표결에 부친 첫 번째 불신임안에는 278명이 찬성해 과반에 미치지 못해 부결됐다. 하원 전체 의석은 577석이지만 현재 4석이 공석이라 불신임안을 가결하려면 의원 287명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이 불신임안은 야당에서 자유·무소속·해외영토(LIOT) 그룹과 좌파 연합 뉘프(NUPES)가 함께 발의한 것이다. 집권당이 하원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모든 야당이 찬성했으면 가결할 수 있었으나 우파 공화당이 함께하지 않았다.

올리비에 마를렉스 공화당 하원 대표는 이날 하원에서 "우리의 연금 제도를 구제하고, 은퇴자의 구매력을 보호하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화당이 사실상 당론으로 불신임안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이에 반한 결정을 내린 의원은 19명으로 파악됐다. 이로써 보른 총리가 이끄는 내각은 살아남았지만, 겨우 9표 차이로 부결된 만큼 앞으로 하원을 설득하는 일이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뉘프를 구성하는 주축인 극좌 성향의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마틸드 파노 하원 대표는 "프랑스인들의 눈에 이 정부는 이미 죽었다"고 선언했다. 하원은 뒤이어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이 별도로 발의한 불신임안도 표결했으나 94명의 찬성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앞서 야당은 보른 총리가 하원 표결을 생략하고 연금 개혁 법안을 입법하는 헌법 제49조3항을 사용하자 불신임안 제출로 맞대응했다. 정부는 이 조항에 따라 긴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했을 때 국무 회의를 통과한 법안을 총리의 책임 아래 의회 투표 없이 통과시킬 수 있다.

지난해 5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시작과 함께 취임한 보른 총리는 이 조항을 지금까지 11번째 사용했다. 여기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내각 불신임안을 발의할 수 있다. 과반수 찬성을 얻는다면 법안은 취소되고, 총리 등 내각은 총사퇴해야 한다.

하지만 보른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이 부결되면서 정부가 제출한 연금 개혁 법안은 이제 의회를 통과한 효력을 갖게 된다.

정부가 제출한 연금 개혁 법안은 상원을 통과했지만, 하원을 통과하지 못해 상원과 하원은 양원 동수 위원회를 꾸려 최종안을 도출했다. 최종안은 연금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해온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을 무리 없이 통과했지만, 하원에서 부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하원 공화당에서 필요한 만큼 찬성표를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 표결을 생략하기로 했다. 양원 동수 위원회가 도출한 최종안에는 정년을 현행 62세에서 2030년까지 점진적으로 64세로 연장한다는 정부가 제출한 원안이 반영됐다.

연금을 100% 수령하기 위해 기여해야 하는 기간을 기존 42년에서 2027년까지 43년으로 늘린다는 내용도 그대로 담겼다. 근로 기간을 늘리는 대신 올해 9월부터 최저 연금 상한을 최저 임금의 85%로 10%포인트 인상한다는 조항도 유지됐다.

노동시장에 일찍 진입하면 조기 퇴직을 할 수 있고, '워킹맘'에게 최대 5% 연금 보너스를 지급한다는 공화당의 제안들도 포함됐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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