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佛 연금개혁 반대 나선 시위대 "계속 투쟁하겠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303/2023031702102269061002[1].jpg "[외신사진 속 이슈人] 佛 연금개혁 반대 나선 시위대 \"계속 투쟁하겠다\"")
프랑스 전역에서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제8차 시위가 열렸습니다. 프랑스 상·하원이 구성한 위원회가 연금개혁법안 최종안을 논의하는 동안, 노조와 시민들이 또다시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입니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시위에 48만명이 참여했다고 추산했고, 시위를 주최한 노동총동맹(CGT)은 170만명으로 집계했습니다. 지난 11일 주말에 열린 제7차 시위 때보다는 참여자가 늘었지만, 정부 추산 128만명, CGT 추산 350만명이 참여한 제6차 시위 때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시위대와 무장 경찰은 거칠게 충돌했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거리에 쌓인 쓰레기 더미에 불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한 시위 참가자는 "나는 이미 일하는데 지쳤다"면서 "연금 개혁안이 통과되면 적절하게 연금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철도공사(SNCF), 파리교통공사(RATP), 관제사 등이 무기한 파업하고 있어 열차, 지하철·버스, 항공편 운행은 이날에도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이날 에너지 부문 노조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보내곤 하는 지중해 연안 브레강송 요새에 전기 공급을 차단하기도 했습니다.
파리에서는 쓰레기 수거업체 파업으로 열흘째 길거리에 쓰레기가 7600t가량 쌓였으나, 파리 시청은 이를 치워달라는 내무부의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정부의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좌파 사회당(PS) 소속인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을 존중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현재 파리의 쓰레기 상황은 심각합니다. 온 도시가 수거되지 않은 쓰레기 더미로 뒤덮혀 있습니다. 시내 중심 샹젤리제 거리와 에펠탑 주변도 온통 쓰레기입니다. 시위대 규모가 제 2차대전 이후 최대라고 하는데, 쓰레기 규모도 이에 못지않습니다. 쓰레기에서 나오는 악취로 카페의 야외 테이블은 기피 좌석이 됐습니다.
필리프 마르티네즈 CGT 사무총장은 "연금 개혁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든, 통과하지 않든 길거리에서 투쟁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도 시위가 빈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날 프랑스 하원과 상원은 정년을 현행 62세에서 2030년까지 64세로 연장하는 연금 개혁 법안 최종안을 도출했습니다. 하원 의원 7명, 상원 의원 7명으로 구성된 양원 동수 위원회(CMP)는 이날 비공개로 8시간 넘게 진행한 회의에서 찬성 10표, 반대 4표로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CMP가 마련한 최종안은 16일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투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는 앞서 정부가 제출한 연금 개혁 법안을 일부 수정해 통과시켰기 때문에 무난한 통과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하원은 분위기가 다릅니다.
범여권이 하원 다수당이기는 하지만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연금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정부와 여당은 하원에서도 연금 개혁에 우호적인 공화당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지만 의원마다 생각이 달라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부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하원 의원 577명이 전원 출석했을 때 이탈표가 23명 이상 나와 과반(289명) 찬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현재 하원에서 집권당은 250석, 공화당은 61석을 갖고 있습니다. 두 세력을 모두 합치면 이론적으로 최대 311명의 찬성표를 끌어모을 수 있습니다.
만약 연금 개혁 법안이 하원 문턱을 넘지 못하더라도 방법은 있습니다. 정부의 손에는 의회 표결을 생략하는 헌법 특별 조항 발동이라는 마지막 카드가 남아있는 것이죠.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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