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일각에선 이 대표가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이탈표에 대한 소회를 처음 밝힌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민주당 의원 단체방에 "표결 결과에 대해서 저는 의원들께서 당과 국가를 위한 충정으로 당 운영에 대한 우려와 경계를 표현하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지난 2016년 자신의 SNS 게시글을 소개한 기사를 공유했다.
당시 이 대표는 "치열하게 사는 동안 적진에서 날아온 화살은 기쁜 마음으로 맞았다"며 "처음으로 겪어보는 등 뒤에 내리꽂히는 비수. 아프다. 정말 아프다"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이어 "나로 기인했으니 담담히 받아들인다"면서 "내 삶에 기회는 없었고, 언제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왔듯이 상처 역시 근육이 될 걸 믿는다"고 적었다.
이 외에 별다른 멘트를 적진 않았지만, 체포동의안 이탈표에 대한 원망을 '비수'로 표현하면서도, '기회로 만들겠다'는 말을 통해 당내에서 표출된 자신에 대한 비토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그간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 직후 본회의장 앞에서 "검찰의 체포동의를 의결하게 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만 말했을 뿐 직접 심경을 밝힌 건 없었다. 이같은 행보는 소통을 강화하고 비명(비이재명)계를 끌어안아 당 내홍을 수습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 대표 단체 메시지와 관련,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전날 방송된 YTN 라디오에 출연해 "'더 잘하라는 채찍이라는 취지로 지난번 표결을 받아들였다'고 말씀하셨다"면서 "저는 그런 연장선상에서 의원들이 또 다른 모습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당원 여러분과 함께 진솔한 이야기 나누고자 한다. 3월 14일(화) 오후 4시, 당원존에서 기다리겠다"며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라이브 방송을 하겠다고 공지했다. 이 대표가 글과 함께 올린 이미지에는 '아프다 많이 아프다', '좌표 색출', '청원에 대한 입장', '4·5 재보궐선거' 등의 글귀가 적혔다.
조 의원은 현재 민주당 상황을 '개미지옥'에 비유하며 "발버둥 칠수록 빠져드는 개미지옥 같은 상황"이라며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 하더라도 불구속 기소가 될 것이 명백하고 재판이 (언론에 의해) 생중계 되면 우리 민주당 지지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은 명약관화하다. 여권이 원하는 민주당 전체의 피의자화, 범죄 집단화에 일조할 것은 틀림없다"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이어 "지금까지 사례를 보면, 문재인 대표가 내려왔고 송영길 대표가 내려왔다"며 "대선에 패배한 책임을 지고 송영길 대표는 물러났고, 문재인 대표는 당이 굉장히 어려움에 처하니까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고 과거 당대표 퇴진 사례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라는 게 뭔가. 당을 이끌어왔던 분들이 자신들이 이끌어왔던 결과가 지금 이 상태라고 하면 거기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것"이라면서 "바로미터는 민심"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경기지사 재임 시절 전 비서실장 전형수씨의 극단적 선택에 대한 대처와 관련해서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한 분이 소중한 목숨을 스스로 접었다는 이 엄중한 현실 앞에서 자신의 부덕함을 먼저 고백하고 사과하는 것이 익숙히 봐온 것이고 도리"라며 "그 부분은 전혀 없이 검찰 탓만 하는 건 좀 문제라는 분위기가 있다"고 했다.
당내 강성 지지층에 대한 이 대표의 강한 대처도 촉구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강성 지지층에게) 자숙하라 이런 정도로 자숙이 될 상황은 아니고 좀 더 세게 말하면 좋겠다. 절대 경고하면 안 된다"며 "'만약 그렇게 하면 당신들과 결별하겠다' 정도의 단호한 태도를 보여주셔야 외부에서도 진정성을 인정하고 강성 지지층도 자제하지 않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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