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추가로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반도체특별법'을 3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8일 국회 기재위 국민의힘 간사인 류성걸 의원은 "민주당과 오는 16일 조세소위원회를 열어 정부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며 "전체회의는 오는 22일 개최해 의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신동근 의원도 "세부 내용은 검토해야 하지만 가능하면 3월 처리를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정부안은 반도체 시설 투자에 대한 기본 공제율을 대기업은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 1월 이 안을 국회에 제출했었다. 하지만 민주당이 대기업 세제 혜택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3월 처리도 불투명한 상황이었으나 민주당이 전향적 입장을 보인 것이다.
최근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자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법을 시행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기업들이 피해를 입을 상황에 놓인 게 결정적이었다. 우리 경제를 떠받쳐 온 반도체에 심각한 위기가 닥쳐왔음을 보여주는 통계들이 쏟아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민주당의 입장 선회로 '반도체특별법'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이날 오후 K-반도체의 생존 전략을 주제로 긴급 간담회를 열고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힘을 보탰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하면 여야가 정부안보다 한층 더 발전된 내용으로 반도체특별법을 처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야당이 반도체 살리기에 나선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여기서 그쳐선 안 된다. 현재 국회에는 반도체특별법외에도 국가재정법, 공급망기본법, 취득세완화법 등 처리가 시급한 주요 민생·경제 법안들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먼 산만 바라보고 있다. 국익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국회 제1야당으로서 민주당은 책임을 방기하지 말고 다른 민생법안에 대해서도 협치에 나서야 한다.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해 기로에 선 민생을 살려야 할 것이다. 민생을 위해 여당과 머리를 맞대는 야당을 기대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 대응 긴급 간담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 이제야 반도체 살리기 나선 野… 다른 민생법안도 협치하라](//contents.dt.co.kr/images/202303/2023030902102369061001[1].jpg "[사설] 이제야 반도체 살리기 나선 野… 다른 민생법안도 협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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