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대들보인 수출이 연속 뒷걸음질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2월 1∼20일 수출액은 335억4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줄었다. 주력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이달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은 43.9%나 곤두박질쳤다. 최근 1년간 최대 감소폭이다. 무선통신기기·정밀기기·가전·컴퓨터주변기기 수출 역시 모두 부진했다. 중국·아세안·일본 등으로의 수출 감소폭도 확대되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이 월말까지 이어지면 수출은 5개월 연속 감소가 유력하다. 반면 난방용 가스값이 뛰면서 수입은 9.3% 증가했다. 수출이 줄고 수입이 늘면서 이달 20일까지 무역수지는 59억8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이달까지 12개월 연속 적자가 이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이같은 수출 침체는 제조업 고용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새해 첫달인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만5000명 줄어 2021년 10월 이후 15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을 제외하면 제조업 취업자는 무려 12만명 이상이 줄었다. 30대 이하 청년층에서만 7만명 넘게 감소했다. 수출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제조업 취업자 감소세도 고착될 것으로 우려된다. 고용없는 침체가 가시화됐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기업의 체감 경기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전경련의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93.5였다. 100보다 낮으니 경기를 안 좋게 본다는 것을 뜻한다.
수출과 고용 문제가 갈수록 태산이다. 근본 대책은 규제 혁파에 있다. 산업현장에서는 아직도 투자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한두 개가 아니다. 역대 정부도 이구동성으로 신성장동력을 선정하고 규제 철폐를 외쳤지만 말잔치에 그쳤다. 다행히 정부는 남다른 각오를 보이고 있다. 이참에 규제 대못을 확 뽑아 민간의 투자활력을 끌어올리고, 새로운 먹거리인 미래산업에 멍석을 깔아주어야 한다. 엄중한 경제 상황이다. 멈칫거릴 시간이 없다. 정부는 약속한 대로 특단의 규제 혁파를 실행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수출과 고용 침체의 깊은 수렁 속에 빠져나올 수 있는 첫 단추다.
![[사설] 수출·고용 갈수록 태산… 규제 대못 뽑아야 극복 가능하다](//contents.dt.co.kr/images/202302/2023022202102369061002[1].jpg "[사설] 수출·고용 갈수록 태산… 규제 대못 뽑아야 극복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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