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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 반도체 쇼크… 국가적 뒷받침 화급한데 `K칩스법`은 하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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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300조원을 넘기는 기록을 세웠지만 빛이 바랬다. 4분기 실적이 크게 부진했기 때문이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0조4646억원, 4조3061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7.97%, 68.95% 줄어든 수치다. 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에 그친 것은 2014년 3분기 이후 8년 만이다.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부진에 빠진 것이 '어닝 쇼크'로 이어졌다.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은 2700억원으로 무려 97%가량 줄었다. 간신히 적자를 면한 수준이다. 경기침체 장기화에 코로나 특수가 사라지면서 반도체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삼성은 이런 상황에서도 반도체 부문의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시설투자도 유지하기로 했다. 향후 수요 회복세에 대응해 시장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반도체 부진은 글로벌 IT 수요가 위축되면서 올해 1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이러다간 삼성 반도체 부문이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런데도 우리나라는 반도체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는 듯하다. 다급한 기색이 없다. 지난해 연말 세액공제율을 겨우 2%포인트 올린 'K칩스법'이 통과된 것만 봐도 그렇다. 대통령이 세제 지원을 확대하라고 지시하자 그제서야 기재부는 부랴부랴 세액공제율을 최대 25%까지 높인 개정안을 마련했다. 2월 임시국회에서 개정안을 논의한다고 하지만 국회 문턱을 넘을 지 걱정이다. 재벌 특혜라는 논리를 내세운 야당의 반대가 또다시 예상된다. 여야의 대치 상황을 보면 야당 설득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반면 다른 나라들의 지원은 상상을 초월한다. 반도체를 전략산업으로 규정하고 국가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기업이 투자하면 세금을 25% 깎아주고 있다. 보조금까지 준다. 우리의 강력한 경쟁국인 대만은 세액공제율을 종전 15%에서 25%로 확대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뒤를 바짝 쫓아오는 중국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반면 'K칩스법'은 하세월이다. 국가적 뒷받침이 화급한데 지지부진이다. 자칫하면 우리 반도체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다. 초당적 지원이 절실하다. 반도체 지원은 특정 산업, 기업 하나를 도와주자는 차원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가 걸려있는 문제여서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개정안을 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그래야 반도체 산업의 큰 그림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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