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금융 빅브라더에 주눅 들지 말라](http://contents.dt.co.kr/images/202210/2022101902102369660001[1].jpg "[논설실의 서가] 금융 빅브라더에 주눅 들지 말라")
클라우드 머니
브렛 스콧 지음/장진영 옮김/쌤앤파커스 펴냄
우리는 지금 은행과 핀테크기업, 전통적인 화폐와 암호화폐가 주도권을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화폐전쟁'의 대혼란기를 지나고 있다. 빅파이낸스와 빅테크가 융합한 핀테크기업은 현금을 대체하기 위해 '클라우드 머니'(디지털 머니)를 시장에 침투시키고 있다. 책은 핀테크가 대변하는 '현금 없는 사회'가 우리 삶 전반에 불러일으킬 변화를 내부자 관점에서 적나라하게 짚어낸다.
우리는 한 번도 직접 만져본 적 없는 우리의 돈을 빅브라더가 된 핀테크기업과 은행이 쥐고 흔들도록 둘 수밖에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렇다고 현금만 고집하라고 강권하진 않는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우리 돈을 직접 보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건 전혀 다른 차원의 얘기다. 은행계좌에 찍힌 디지털 화폐는 은행이 통제하는 원거리 데이터센터에 존재한다. 우리는 스마트폰·컴퓨터·결제카드 등을 통해 은행의 데이터센터와 소통한다. 현금 없는 사회는 우리의 금융거래 능력을 금융기관이 위탁받아 관리하는 세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은행들은 빅테크들과 손을 잡기 시작했고 그들의 관계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금융산업과 기술산업의 만남으로 대기업의 힘이 한 곳으로 모이고, 그 집중된 힘에 대한 우리의 의존도는 극단적 수준으로 심각해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빅브라더, 빅바운서, 빅버틀러'의 농간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을까? 먼저 금융계의 하부구조와 미래 금융의 메커니즘을 자세히 알고, 가상자산의 배후를 조종하는 세력을 기민하게 구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책은 디지털머니 확산을 위한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 일상에서 실재 현금을 없애기 위해 코로나19가 무기화되는 과정 등을 통해 화폐 미래상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화폐의 '최후'는 얼마나 가까이 와 있는가? 자산의 현금화는 안전한가 아닌가, 현금 없는 세상에서 누가 살아남고 누가 도태될 것인가. 그리고 이런 문제들을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는가. 런던시티의 파생금융 상품 브로커 출신 금융 저널리스트인 저자의 체험을 통해 생생히 접할 수 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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