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이 대통령실을 거치지 않고 김 여사 팬클럽을 통해 외부에 공개되면서 보안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은 보안구역이라 직원들이 출입기자들도 경내에서는 촬영을 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통령 집무실에서 촬영한 대통령 내외의 사진이 민간인을 통해 유출된 셈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0일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은) 이전 대통령과 달리 관저에 숨지 않고 주말에 나가서 광장시장도 가고 한옥 기념관 남산도 가고 신발도 사러 간다. 출퇴근도 누구나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투명하게 생활하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예상하지 못한 점, 이전 대통령실에선 하지 않았던 부분들,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며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무엇이 문제라는 것인지는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구체적으로 사진을 촬영한 당사자와 팬클럽에 올린 관계자 등에 대해서는 함구하려고 했으나 기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사진을 찍은 카메라는 김 여사의 휴대전화이고, 촬영한 사람은 대통령실(부속실) 직원이 맞다"고 밝혔다. 김 여사가 촬영을 요청해 수행하던 직원이 촬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사진을 팬클럽에 전달한 경로에 대해서는 "여사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보안구역 내 사진 유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앞으로 대통령실 경내에서 찍은 사진은 대변인실을 통해 (공식적으로)나가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내외가 지난 주말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과 잔디밭에서 반려견과 함께 촬영한 사진이 김 여사의 팬클럽을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이날 TBS라디오에서 김 여사를 겨냥해 "대통령 부인 놀이 적당히 좀 하자"고 비판했다. 반면 김 여사 팬클럽 '건희 사랑(희사랑)'을 운영 중인 강신업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부인 미쉘 오바마와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이 근무하는 집무실에, 그것도 휴일에 방문하는 게 무엇이 문제냐"고 반박했다. 그러나, 오바마 전 대통령의 사진은 대통령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됐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김건희 여사가 지난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건희사랑 페이스북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