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실 김태효 1차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 청사 브리핑룸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하루 이틀 내에 핵실험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지만, 그 이후 시점에선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 자격으로 브리핑을 했다.
정확한 핵실험 시점에 대해서는 "아마 북한 지도자도 스스로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고폭 실험은 지속적으로 해서 실패하지 않을 정도로, 북한 당국 나름 원하는 규모와 성능을 평가하는 핵실험을 위해 마지막 준비 단계에 임박해 있다"고 말했다.
고폭(高爆) 실험이란 고성능 폭약을 폭발시켜 정확한 타이밍(100만분의 1초)에 플루토늄이 핵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내는 실험이다.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 폭탄을 만들 때 필수적인 것으로, 핵실험의 마지막 단계 중 하나로 분류된다.
김 차장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3발의 탄도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이 섞여 있다는 것에 무게를 뒀다. 김 차장은 "첫 발사에 화성-17호(ICBM)를 발사하고, 그 다음에 두 발의 SRBM을 발사한 것은 핵 투발 성능 개량 의도가 내포됐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몇 년 전부터 SRBM에도 자동항법장치 달아서 목표물로 가는 과정을 조정하거나, 우리의 여러 방어시스템을 회피하는 미사일을 개발해왔다"며 "거기에 핵탄두를 실을 것이냐 마느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선택인데, 이것을 보여준다는 것은 남한을 겨냥한 것이다. 모든 미사일은 핵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장거리·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섞어 발사한 것과 관련해선 "섞어쏘기는 이전에도 여러 번 했으나, 다만 ICBM과 SRBM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같은 핵탄두를 멀리 미국을 위협할 것이냐 아니면 고각도로 짧게 쏘냐, 중단거리로 쏘냐 하는 것은 한미동맹에 대한 동시 위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핵프로그램 능력은 계속 진화하고 있지만, 핵프로그램은 보강하고 또다시 점검하고, 새로운 무기체계 환경에 맞춰 조합해야 한다"며 "유엔 안보리 제재가 그래서 중요하다. 계속 방관만 할 게 아니라 필요한 진화 과정을 억제하고 늦추는 게 숙제"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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