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가격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격이 폭등한 지난 3월보다는 하향세지만 올해 하반기 가격 상승 요인이 산적해 있어 단기적으로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이다.
23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니켈의 수급안정화지수는 올해 1월 8.81, 2월 7.40, 3월 6.24, 4월 6.34, 5월 8.12로 올해 내내 '수급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니켈 가격은 지난 20일 기준 1톤당 2만7950달러로 전월 대비 16.06% 감소한 반면 전년 대비 51.18% 올랐다.
수급안정화지수는 4차산업 원료광물의 국내 수급 위기를 가늠하는 척도로 지수가 0~1이면 수급 위기, 1~5면 수급 불안, 5~20 이면 수급 주의, 20~80이면 수급 안정, 80~100이면 공급 과잉으로 본다.
양극재의 핵심 극속인 코발트는 올해 1~3월 8.12~7.04의 수급 주의 경고등이 커졌는데 지난 4월 3.36, 이달 3.50으로 수급 불안 단계에 진입했다. 코발트의 가격은 7만4665달러으로 전월 대비 8.71% 감소했지만 전년 대비 45.49% 늘었다.
리튬 역시 올해 2월부터 현재까지 수급 불안 단계다. 리튬 가격은 지난 20일 기준으로 톤당 42만8500위안으로 전월보다 5.26% 내렸지만, 전년 평균에 비해 276.94% 오른 수준이다.
배터리 업계는 이같은 광물 수급 불안정성이 해소되고 가격이 안정화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글로벌 경제 제재로 원자재 값이 비정상적으로 폭등한 지난 3월보다는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긴 했지만, 단기적으로는 핵심소재들의 가격 상승 압박 요인이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특히 니켈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긴장이 지속되는 한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물량의 약 10%를 러시아가 공급해 국내 배터리업계 수급에 큰 차질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불안정한 수급 상황 자체가 원가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
이 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의 수요 증가와 맞물려 당분간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의 일환인 도시 봉쇄조치가 완화되면 소비가 회복돼 배터리 수요의 일시적 급증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미국이나 유럽은 배터리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데다 공급까지 부족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창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인플래이션에 따른 원가 상승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않도록 원가 상승분을 판가로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손익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의 주도하는 경제협력체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가입한 만큼 중국의 보복으로 배터리 소재 수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이 양극재에 들어가는 수산화리튬 수입을 막는 경우 어떤 방식으로든 배터리 생산에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IPEF 가입은 미중 패권 전쟁의 일환이기 때문에 중국은 어떤 방식으로든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IPEF가입으로 얻은 것도 있지만 잃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긍정적인 것만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 어떤 위기가 있을 수 있는지 대비책을 함께 강구해야 제2의 요소수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한나기자 park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