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의 글로벌 아이] 서방 첨단무기 ‘총공세’, 우크라는 불타고 방산업체는 웃는다

무기공급이 전쟁 출구 모색 어렵게 해
탑-어택 대전차 재블린, 스팅어 활약
첨단무기 제공 후 시험장으로도 활용
러시아도 전술 바꿔가며 신무기 시험
국방예산 경쟁, 유일 승자는 방산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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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서방이 지원한 '가성비 높은' 첨단무기들이 불을 뿜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재블린, NLAW, 드론 등의 활약상이 대단한 것이다. 첨단무기들의 총공세에 힘입어 우크라이나군의 선전이 이어지는 것은 좋으나 전쟁이 장기전·소모전으로 갈 수 있다는 점이 걸린다. 전쟁이 출구를 찾지 못하면 우크라이나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방산업체들만이 최대의 수혜를 누릴 뿐이다.

◇대(對)전차 무기의 '끝판왕' 재블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달 초 앨라배마주(州) 남부 트로이에 있는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의 공장을 방문했다. 이 곳은 재블린을 생산하는 곳이다. 그는 약 300명의 근로자들 앞에서 연설을 했다. "당신들이 만든 무기들이 우크라이나 영웅들의 손에 있다"면서 "무기들은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할 수 있게 해준다"고 근로자들을 칭찬했다.

이 공장은 지난 20년 동안 5만개 이상의 재블린을 생산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상당한 수량의 재블린은 우크라이나로 공수됐다. 재블린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큰 성과를 내면서 '수호천사'가 됐다. '성 재블린'(St.Javelin)으로 불릴 정도로 우크라이나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미국이 만든 재블린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병사의 모습은 '저항의 상징'이 됐다.

재블린(Javelin)은 미국의 록히드 마틴과 레이시온이 공동 생산하는 대전차미사일이다. 재블린은 투창(投槍)을 뜻한다. 정식 명칭은 FGM-148이다. 1994년 생산이 시작되어 1996년 미 육군과 해병대에 공급되었다.

길이는 1.2m, 본체와 미사일까지 합치면 중량은 약 22㎏이다. 삼각대를 사용하면 유효 사거리는 4000m에 이른다. 삼각대 없이 보병이 어깨 위에서 발사하면 유효 사거리는 2500m다. 목표 발견에서 조준 및 발사까지 약 30초가 걸린다. 보통 2인 1조로 운용한다.

재블린은 조준 발사하면 미사일이 스스로 알아서 표적을 타격한다. 3세대 적외선 유도방식이다. 미사일은 발사된 후 비행 추진 장치가 점화되어 표적을 향해 자율적으로 날아간다. 미사일에는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4개의 꼬리 날개 및 8개의 고정 날개가 달려 있다. 꼬리 날개를 적절하게 조정해 목표물을 타격한다.

특히 재블린은 '탑-어택'(Top-Attack) 공격이 가능하다. 다른 미사일은 일직선으로 날라가 탱크의 앞면, 옆면을 타격한다. 하지만 재블린은 '최고 공격 모드' 방식으로 발사되면 160m까지 치솟은 후 탱크 상공에서 급격하게 하강해 탱크 상부에 내리꽂힌다. 탱크의 상부는 탱크 전체의 중량을 가볍게 하기위해 장갑을 상대적으로 얇게 입힌다. 따라서 공격에 가장 취약한 곳이다. 재블린은 이 점을 정확히 노려 설계됐다.

상공에서 내리꽂힌 미사일은 먼저 보조 탄두가 폭발하고, 이어 주탄투가 폭발해 철갑을 관통해 버린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탱크 파괴 성공률이 93%에 달하는 이유다. 게다가 재블린은 위를 향해 발사하면 낮게 날아가는 헬리콥터와 비행기도 격추할 수 있다. 유연한 사용이 가능한 것이다.

다만 가격이 비싸다는 게 단점이었다. 발사 시스템과 미사일을 포함해 17만8000달러(약 2억2686만원)다. 교체 미사일 1기 가격은 약 10만달러(약 1억2750만원) 내외다. 함부로 쏘기에는 부담이 크다. 하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성비 높은 무기로 재평가받고 있다. 대당 가격이 300만달러(약 38억2350만원)인 러시아군 주력 탱크 'T-80U'를 잇따라 파괴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7000기 이상의 재블린을 지원했다.

◇첨단무기 '시험장' 된 우크라이나

재블린과 더불어 우크라이나의 방어전에 크게 기여하는 무기로 NLAW(Next Generation Light Anti-tank Weapon·차세대 LAW), FIM-92 스팅어(Stinger), 터키제 드론(무인기) '바이락타르 TB2'를 꼽을 수 있다.

'NLAW'는 재블린과 같은 휴대용 대전차미사일이다. 영국과 스웨덴이 공동개발했다. 영국제 NLAW는 사거리는 짧지만 가볍고 빨리 쏠 수 있다. '탑-어택' 기능도 있다. 직선으로 날아가지만, 목표물 바로 위에서 폭발한다. 일회용이라 보병은 한번 발사한 후 버리고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다. 지난 3월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3615개의 NLAW를 보낼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재블린은 원거리에서, NLAW는 근거리에서 각각 러시아 탱크를 망가뜨리고 있다.

'스팅어'는 지대공 미사일이다. 스팅어는 러시아 전투기들을 격추시켜 러시아군 항공전력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스팅어는 30년 전에도 아프간에서 소련군을 울린 바 있다. '바이락타르 TB2'도 러시아군에 치명타를 날리고 있다. 개발자인 셀추크 바이락타르의 이름을 딴 '바이락타르 TB2'는 중고도 장거리 드론이다. 2014년 양산되어 터키군에 배치됐다. 2019년 시리아 내전과 리비아 내전에서 사용됐었다. 이번 전쟁에선 탱크 뿐만 아니라 흑해 러시아군 함정까지 잇따라 격침시켜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019년부터 바이락타르를 수입해 왔다.

이런 무기들은 전쟁터에서 유감없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첨단무기들의 시험장이 된 셈이다. 미국 등 서방이 이번 전쟁에서 얻은 큰 수확 중의 하나는 각종 무기들을 실전에서 마음껏 테스트하는 기회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유일한 승자는 방산업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첨단무기들을 대량 지원하고 있다. 러시아군도 가만히 앉아서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기존 전술을 바꿔 응전할 것이 분명하다. 첨단무기의 성공으로 사기가 오른 우크라이나군 역시 러시아군에 계속 맞설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쟁은 장기화되고 참혹해지며 소모전 양상으로 치달을 것이다.

덩달아 미국의 지원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예산을 계속 쏟아부을 작정이다. 지난 10일 미 하원은 398억달러(약 50조8000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하원은 당초 바이든 대통령이 요청했던 330억달러(약 42조1000억원)보다 지원 규모를 더 늘렸다. 68억달러(약 8조7000억원)를 추가한 것이다.

지원이 늘어날수록 미국 방산업체들의 생산라인은 더 바쁘게 움직일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이 사실상 '무기 공장'역을 맡은 셈이다. 미국 방산업체들은 상당한 장기적 이익을 얻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크라이나 수요 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의 수요도 늘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지난 30년 동안 이어졌던 지정학적 질서를 깨뜨렸고, 세계 각국들은 이제 국방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첨단무기의 활약상이 각인되면서 이를 도입하려는 국가들은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무기 판매는 급증할 수 밖에 없다. 록히드 마틴의 경우 재블린 연간 생산량을 기존 2100개에서 4000개로 두 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아마도 이번 전쟁에서 유일한 승자는 방산업체일 것이다. 물론 전쟁이 방산업체의 배를 불려주는 것은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방산업체들의 '슬픈 호황'이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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