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래소 거래가 1% 정도 낮아
입출금 제한에 거래소간 가격차
입출금 제한에 거래소간 가격차
자금의 이동 흐름과 관련 정보를 모두 기록하는 '트래블룰' 시행에 따른 여파가 국내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 시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래블룰 시행일 하루 전부터 '역 김치 프리미엄(역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가상화폐 분석사이트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주요 가상자산의 국내 거래가격이 해외 거래가격보다 1% 가량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다시 말해 국내 거래소의 거래가격이 더 비싸지는 '김치 프리미엄'의 반대 현상인 '역프'가 발생했다. 비트코인의 경우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의 거래가격이 해외 거래소인 바이낸스에 비해 오후 3시 기준 0.90% 가량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역프 현상은 최근 트래블룰 시행 일자인 25일을 기점으로 뚜렷해졌다. 연초부터 주요 가상자산의 거래가격은 꾸준하게 국내에서 해외보다 2~3% 가량 높게 유지됐다.
그러나 지난 24일 격차가 0% 아래로 떨어지면서 프리미엄이 음수로 전환했다. 이어 지난 26일에는 -2.5%까지 벌어졌으며, 다소 격차가 줄었지만 여전히 음수에 머무르고 있다.
이번 역프리미엄 상황이 국내에서 시행된 트래블룰의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기본적으로 가상자산의 거래는 각 거래소별로 시세가 다르게 책정된다. 가상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변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거래소간 시세가 벌어지는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 이에 가상자산의 송수신을 통해 거래소간 재정거래를 노리는 투자자들의 영향으로 시세 차이가 줄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트래블룰 규제로 입출금에 제한이 생기면서 국내외 거래소간 가격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가상자산 공시 플랫폼 쟁글은 "트래블룰 시행으로 특정 거래소에서만 입출금이 가능하다면 재정거래의 기회가 사라지게 된다"며 "개인의 재정거래가 제한받게 되면 국내와 해외 거래소 간의 가격차이(김프, 역프)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 거래소간 트래블룰 솔루션 연동 작업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가격차이 심화 우려를 더하고 있다. 각 거래소별로 상장된 종목에 차이가 있어, 시세 급등과 같은 현상에 대처하는 기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 거래소들이 적용한 트래블룰솔루션은 업비트를 필두로한 '베리파이바스프'와 빗썸·코인원·코빗 3사가 출범한 '코드'로 양분돼 있다.
당초 25일 트래블룰 규제 실시와 동시에 연동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지만, 두 솔루션간 기술적인 차이로 인해 한 달 뒤인 다음달 25일에 연동을 공식화한 상황이다. 여기에 코드를 도입한 3사간에도 다음달 8일부터 가상자산 이동이 가능하다.
이영석기자 ysl@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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