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聞鷄起舞 <문계기무>](http://contents.dt.co.kr/images/202203/2022032502102369061001[1].jpg "[古典여담] 聞鷄起舞 <문계기무>")
들을 문, 닭 계, 일어날 기, 춤출 무. 닭이 홰를 치면서 우는 소리를 듣고 일어나 칼춤을 춘다는 뜻이다. 뜻이 있는 사람이 분발하여 크게 성과를 내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능력을 갖추기 위해 불철주야(不撤晝夜) 근학고련(勤學苦練)하는 것을 이른다. 서진(西晉)시대 조적(祖적)과 유곤(劉琨)의 고사에서 나왔다.
서진 말기, 전란이 빈발하고 세도가의 횡포가 심해져 백성들이 도탄에 빠졌다. 혼란한 국가 상황을 목도한 조적과 유곤은 나라를 부흥시키겠다는 큰 뜻을 세웠다. 하급관리였던 두 사람은 항상 침식을 같이 잘 정도로 친했다. 국가의 동량이 되겠다는 공통의 이상을 가지며 밤이 깊도록 국가대사를 이야기하곤 했다. 어느 날, 깊은 잠에 빠져있던 조적은 닭 울음소리에 잠을 깼다. 창밖을 보니 하늘에는 달이 걸려 있고 동쪽 하늘은 아직 밝아오지 않았다. 조적은 옆에 있던 유적을 깨우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닭 울음소리는 빨리 일어나 정진하라는 소리이니 앞으로 닭이 울면 일어나 검술을 연마하자." 이후 두 사람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새벽마다 칼을 빼 들고 칼춤을 추면서 무예를 연마했다. 당시 서진은 오호(五胡)의 침입으로 북방 영토를 상실한 상태였다. 조적은 장군이 되어 이민족에게 빼앗긴 땅을 되찾았다. 유적은 큰 관리가 되어 좋은 정치를 펼쳐 백성들의 칭송을 받았다.
이 고사는 옛 사람들의 분투, 노력, 자강, 애국 등의 긍정적 정신을 잘 보여준다. 후세의 문학가인 청나라 손우림(孫雨林)은 '문계기무심환장, 조시세, 선편불양(聞鷄起舞心還壯, 造時勢, 先鞭不讓)'이라면서 조적과 유곤을 찬양했다. 새 정부가 곧 출범한다. 과제가 산적하다. 새 정부의 인사들은 문계기무의 마음가짐으로 국가 대도약의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 점령군 행세 하지 말고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뚝심과 강단을 가지고 나랏일을 해야 한다. 실패한 것으로 판정된 정책은 버리고, 전 정권의 정책 중 좋은 것이 있다면 발전적으로 계승하는 게 바람직하다. 국가의 흥망이 자신에게 있고, 국민을 위해 자신이 있음을 항상 자각하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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