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가 콘텐츠 진흥을 위한 정부 조직개편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23일 열린 한국방송학회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 세미나에서는 콘텐츠 진흥을 위한 '전담실'을 신설하고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를 담당하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시됐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날 '방송 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한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 방안'을 통해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노 위원은 학계·미디어 산업, 법률 전문가 등 3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미디어 거버넌스가 현행과 같이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무했다.
노 위원은 "미디어 거버넌스 형태가 현행과 같이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에 답한 사람이 없었다는 점이 시사점"이라며 "많은 전문가들이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거버넌스 개편안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1.3%가 미디어 산업 진흥 중심의 독임제 부처로 운영하되, 언론 영역은 별도의 합의제 기구를 마련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과학을 분리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체육과 관광 관련 기능을 분리해 미디어 산업 담당 부처를 통합해야 한다는 방안에 동의한 것이다.
방송 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해서는 '콘텐츠진흥실'과 같은 '실' 단위의 조직형태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71.4%로 나타났다.
또한 콘텐츠진흥실 아래 디지털콘텐츠국, 방송콘텐츠국, 미디어정책국 등 영역별로 구분하고 미디어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추가 제안했다.
노 박사는 "세부 안에 대해서는 고민이 있지만, 미디어 산업과 콘텐츠 진흥을 위한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원식 동덕여대 교수 역시 "PP 전담 부서의 필요성에 상당히 공감한다"며 "최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 밀려 PP에 대한 관심은 줄어든 상황인데, 우리 방송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해 PP를 전담할 수 있는 부서가 생겨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처럼 미디어 학계에서는 거버넌스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열린 차기정부의 미디어정책 개선 방향 모색 세미나에서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새 정부에서 반드시 미디어 관련 부처 일원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미디어 산업에서 콘텐츠 영역을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미디어 특위위원장을 역임하고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 전문위원으로 위촉된 인물이다. 이 때문에 PP등 콘텐츠 제작 관련 업계에서는 차기 정부의 콘텐츠 전담 조직 신설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유선희기자 view@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의 '방송 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한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 방안' 자료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