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표학길 칼럼] 인수위, 난상토론 통해 최상의 정책맵 만들라](http://contents.dt.co.kr/images/202203/2022032202102269061001[1].jpg "[표학길 칼럼] 인수위, 난상토론 통해 최상의 정책맵 만들라")
물론 인수위원회가 현안 중심의 정책업무보다는 앞으로 5년간의 국정 정책과제를 선정하고 추진방안을 성안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오미크론의 무차별 확산이 진행되는 가운데 현 정부는 방역완화 이외에는 무방비 정책을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수위원회가 첫 번째 우선순위를 갖고 다루어야 할 사안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무차별적 확산 문제는 단순한 현안 문제가 아니다. 어쩌면 윤석열 정부의 명운을 좌우할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인수위원회에서 마련할 다른 중장기 정책들의 명운도 결국 이 문제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1월말 이후 인구 100만명 당 신규확진자 수가 250명 안팎에서 7주만에 30배로 늘었다. K-방역의 성공을 자화자찬해온 문재인 정부는 임기말에 K-방역의 총체적인 실패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월 25일 하루 확진자가 3만명정도에서 정점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2월 7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월 말 확진자가 15만~17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아워월드인데이터에 의하면 3월 18일 0시 기준 현재 신규확진자수는 40만7017 명이 되었다
지난 17일 현재 실제 확진자 수는 62만명이었으며 주간평균은 40만명이었다고 한다. 이제 인구 100만명당 신규확진자 수는 한국(7549명), 영국(2682명), 미국(2424명)으로 한국이 세계 1위 확진자 수 국가가 되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월 오미크론 변이가 퍼지기 시작하자 국민과 자영업자들의 희생을 전제로 집단면역을 실험하고 있는 셈이다.
인수위에도 방역정책을 전공한 인수위원이 있다면 현 정부의 방역 무방비 정책에 대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현 정부의 방역정책에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시급히 시정·개선해야 할 사항은 시정권고를 하는 것 이상 중차대한 인수위 업무는 없을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무차별적 확산사태는 새로 출범할 윤석열 정부에 커다란 암운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국제금융기관들이 한국경제의 금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5%~2.7%대로 하향조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하고 있는 공급망 애로문제, 이로부터 파생되는 유가상승을 비롯한 인플레이션 문제가 윤석열 정부가 당면해야 하는 중요 현안이 되고 있다.
물론 청와대 이전, 부동산, 저출산, 원전 재개, 연금제도 개혁 및 교육정책의 방향 설정 문제 등 산적한 주요 사안이 있지만 이들 문제는 인수위가 졸속 결정을 회피하기 위해서라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다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수위원회에서 시급히 다루어야 할 현안 중에는 청와대 이전이나 후보 시절 공약한 산업은행 이전 등 시간을 갖고 보다 신중하게 다루어야 할 공약사안도 많이 있을 것이다. 조급하게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것보다는 공약을 바꿀 수 있는 용기도 가져야 한다. 국민들이 새 정부에게 기대하는 것은 모든 공약을 100% 완수하는 것이 아니라, 공약 수행의 장단점과 국익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성공한 정부가 되는 것이다.
인수위원회의 구성 면면을 보면 시급한 현안이나 정책과제에 대해 충분히 찬반 의견을 개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분과의 영역을 넘어 자유토론, 난상토론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여 집약할 수 있는 민주적이고 투명한 인수위원회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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