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박명호 칼럼] 대타협 정치와 `능력의 민주주의` 보이라](http://contents.dt.co.kr/images/202203/2022031002102269660002[1].jpg "[박명호 칼럼] 대타협 정치와 `능력의 민주주의` 보이라")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초초초 접전'이라는 점이다. 특히 윤석열 지지율은 미스테리의 하나다. 윤 후보나 국민의 힘이 잘 한 것도 없고 특별히 기억될 만한 일도 없었는데 높다. 공약을 언급하거나 미래를 말할 때의 후보는 어색했다.
"신출내기"니 "덜 익은 사과"라고 해도 "썩은 사과"나 "괴물 대통령"보다는 낫기 때문이었을까. '평범하고 상식적인 사람들'의 정권교체 요구 때문이다. 윤 지지자 10명 중 7명 이상은 "정권교체"를 위해서 그를 지지했다. 작년 12월 31일부터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이 시작되기 직전인 3월 2일까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된 여론조사 260개의 평균 정권교체 지지여론은 51.6%였다. '정권교체의 도구' '윤석열 정치의 출발점'이었다는 뜻이다.
정권교체 요구여론이 있었다면 반대쪽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12월 31일~3월 2일의 260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문 대통령 국정지지는 평균 42.8%였다. 쉽지 않은 선거구도에서 그나마 버티고 역전승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은 이때문이다. 후보등록 전후 여론을 보면 2월 11일~18일 사이에 실시된 여론조사는 20개로 모두 윤석열 우세였다. 윤 지지율은 최고 48.7% 최저 41.9%로 평균 43.6%, 이 지지율은 최고 35.5% 최저 31%로 평균 37.9%다. 작년 12월 31일부터로 보면 141개 조사에서 윤석열 100승 38패 3무, 1월말부터로 좁히면 윤석열 48승 1무 2패다. 이재명 우세의 여론조사는 15-8-7-6-1-1개로 줄어드는 추세였다.
1차 단일화 무산은 박빙우세 또는 일부 역전으로의 변화계기였다. 단일화 결렬시점이 일부 반영된 주말조사에서도 44-38 여론이 44-42로 역전된다. 같은 조사의 6주 만의 첫 반전이다. 공식선거운동 두 번째 주 조사에서는 양 후보 간 격차가 이전보다 줄어든 것이 대부분이었다. 단일화 결렬이 한 쪽은 내려가거나 정체되고 다른 한쪽은 결집과 상승의 계기로 여론의 유동성이 높아진 것이다.
선거운동 막판 두 후보는 모두 통합을 말했다. 한 후보는 "국민을 편가르지 않는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고 다른 후보는 "국민통합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박빙의 선거결과를 예측했기 때문일까. 따라서 "선거 때는 경쟁해도 우리는 대한민국 똑같은 국민"이라며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서로 흔쾌히 인정하고 그때부터 새로 당선되는 이 나라의 리더와 함께 서로 차이를 넘어서서 같은 것들을 더 많이 들여다보고 합심하고 통합해서 우리 미래로 나아가면 좋겠다"는 다짐을 믿는다. 국민통합의 정치다.
국민통합의 정치는 정치개혁으로 구체화되어야 한다. 선거과정에서 안철수, 심상정 그리고 김동연 후보의 공약은 주목받지 못했다. 민주당의 "국민통합 정부, 다당제 국민통합 국회 그리고 분권과 협력의 민주적 권력구조"제안은 단일화 결렬의 틈새를 파고드는 정치적 기민함에 불과했다. 5년 전에도 2년 전에도 지키지 못했던 일이다.
'정치개혁 무관심'의 대선에서 보면 국민의 힘은 공허하다. 선관위 제출 10대 공약을 보면 "스마트하고 공정하게 봉사하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현과 대통령실 개혁"에 "대통령실 이전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 잔재청산"이 전부다. 공약집에는 "국민과 함께 하는 대통령" "청와대 조직 슬림화" 그리고 "총리와 장관의 자율성과 책임성 확대"등에 머문다.
'통합정부, 분권과 협력의 권력구조' 그리고 '정치개혁의 시대교체'는 야당의 슬로건이어야 한다. 윤 후보가 당선되면 2년간 여소야대에서 지내야 한다. '식물 대통령'일 수 있다. 첫 총리임명도 민주당의 묵인이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닌,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에서 합리적으로 국정을 이끌었던 정치인들과 협치 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 힘을 제외한 야권후보들과 정치개혁연대를 도모하려는 것과 뭐가 다른가! 그래서 과연 "지역과 이념을 넘어 국민을 통합하는 정치"는 가능할까? 대선에 승리하면 모든 게 해결될까?
역대급 진영대결의 지지층 동원 선거에서 완승이나 압승은 불가능하다. 어느 쪽이든 대선의 승리연합이 필요했던 이유다. 결선투표가 없는 상황에서 유권자에 의한 단일화가 최후의 수단이지만 아슬아슬하다. 대선승자는 대타협의 정치와 능력의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한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시대교체의 국정운영을 추구해야 한다. 시대정신은 '분권과 견제와 균형의 협치'를 요구한다. 정치개혁의 비전 및 시간표와 정교한 제도설계 능력, 그리고 정치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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