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청와대를 대상으로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시작부터 '대장동 특검'을 두고 격한 공방을 벌인 끝에 25분만에 파행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특검 요구' 문구가 적힌 마스크와 리본 등을 착용하고 등장했고, 이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집단 항의하며 감정이 격화됐다. 업무보고도 시작하지 못한 채 파행돼 재개여부는 미지수다.
민주당 김성환 의원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청와대의 업무보고 시작 전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야당 의원들이 청와대와 관련 없는 구호와 리본을 달고 왔다"며 "여야 간사가 협의해서 저 마스크와 리본을 제거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같은 당 한준호 의원도 "다른 상임위 국감도 마스크 착용 등을 놓고 몇 번을 파행했다"며 "국감장에서는 현안 관련 질문만 하면 된다. 대장동과 관련된 것을 저런 식으로 국민에게 이미지로 보여주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병주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가슴에 단 '근조 리본'을 지목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이 무슨 큰 상을 당했나. 문상을 가야 하나"라면서 "국감을 선거판으로 끌고 가서는 안 된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반격에 나섰다. 임이자 의원은 "개구리가 올챙이 적 시절을 생각하지 못한다. 민주당이 야당일 때 했던 것을 잊었느냐"며 "대통령을 향해 이 정도로 특검을 요구하는 것도 못 받아주냐. 자신이 없구만 민주당이"라고 받아쳤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검은 리본을 두고 '국민의힘 해체, 상갓집'이라고 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이라며 "국민 70%가 특검을 요구하는데 그걸 무시하고 깔아뭉개는 민주당에 조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 간 삿대질과 고성이 오가면서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에 국회 운영위원원장을 맡고 있는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가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윤 원내대표는 "국감장이 6개월 앞으로 다가선 대선과 관련한 이슈 싸움을 하는 장소는 아니지 않느냐"며 "정쟁을 끌어들이는 것에 대해 마음 깊이 유감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회의가 시작 전부터 파행을 겪으면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등은 업무보고도 시작하지 못했다. 여야 간 감정의 골이 깊은 만큼 재개 여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임재섭기자 yjs@dt.co.kr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호처 국정감사가 야당 의원들의 대장동 문구 관련 마스크 착용 논쟁으로 정회된 뒤 여당 의원들이 퇴장해 의석이 비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