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것이 있다면 어떻게 문재인 대통령에게 얼굴을 들 수 있겠나”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의혹' 관련 제보자 조성은씨에게 조언한 것이 없었냐는 질문에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사건의 본질은 이게 아니다"라며 "그런 것이 있다면 어떻게 문재인 대통령에게 얼굴을 들 수 있겠나"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조씨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고발사주 의혹' 보도 시점과 관련해 '우리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던 날짜나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조씨가 얼떨결에 발언이 나왔다며 발언을 수정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아울러 박 원장은 야당의 국회 출석 요구에 대해서도 나오라고 하면 나갈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특수활동비(이하 특활비) 사용 내역이나 국정원장 공관 출입 기록 제출 요구에는 "국정원장이 할 수 없는 것"이라며 국정원 업무의 특수성을 내세웠다.
국민의힘은 조씨가 고발 사주 의혹이 보도되기 전인 지난달 11일 박 원장과 만난 것 등을 바탕으로 박 원장의 배후설을 제기한 바 있다.
윤 전 총장 캠프의 '정치공작 진상조사 특별위원회'는 이날 공지를 통해 "오전 11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세 사람을 국가정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말했다.
이번 고발장 제출은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제보한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언론 제보 이후 박지원 국정원장을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진행됐다.
앞서 조씨는 전날 SBS 뉴스에 출연해 '뉴스버스' 보도 시점에 대해 "우리 원장님(박 원장)이나 제가 원한 날짜, 배려받아서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씨와 박 원장의 '사전 공모 의혹'을 사실상 시인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윤 전 총장 캠프의 윤희석 대변인은 이날 TBS라디오에 출연해 "갑자기 자백을 한 건지 아니면 말이 헛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훅 들어오니까 해석을 해야 되는 저희도 당황스럽다"며 "조씨 말 그대로라면 정치공작을 공모한 것"이라고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조씨는 "지금은 광풍이 불어도 결국은 바로 잡힌다"며 "진실은 드러난다"는 내용의 장문의 심경글을 남기기도 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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