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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의 글로벌 아이] 억만장자 3인방의 ’우주여행’...비전과 경쟁심의 합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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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의 글로벌 아이] 억만장자 3인방의 ’우주여행’...비전과 경쟁심의 합작품
억만장자 3인방이 민간 우주여행에 불을 붙였다. 어릴 적부터 우주로 날라가는 꿈을 꾸어온 이들은 우주여행의 새 역사를 여는 일에 잇따라 도전하고 있다. 이들 덕분에 온 가족이 우주로 여행을 떠난다는 '공상과학영화' 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되는 분위기다.

영국 버진그룹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지난 7월 11일(현지시간) 자신이 2004년 창업한 버진 갤럭틱의 우주비행선 'VSS 유니티'를 타고 마하 3의 속도로 우주로 올라갔다. 그는 약 85km 상공에서 5분간의 무중력 상태를 즐겼다. 지구로 무사히 귀환한 뒤 그는 흥분한 모습으로 "어릴 때부터 이 순간을 꿈꿨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 '피터팬'의 감흥에 매료돼 상공을 나는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는 이번 비행에 성공함으로써 자신의 꿈을 이뤘을 뿐 아니라 민간인 주도의 '우주개발 시대'를 처음으로 개막한 인물이 됐다.

브랜슨 회장이 탑승한 'VSS유니티'는 양 날개를 가진 소형 로켓 여객기다. 승무원 2명, 승객 6명의 8인승이다. 일반 비행기와 비슷해 별도의 발사 설비가 필요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VSS유니티'는 수직 상승해 우주 공간에 도달한 후 강하해 지상의 활주로에 착륙한다. 출발부터 착륙까지의 우주여행 체험 시간은 90분 정도다.

이어 7월 20일, 2000년대부터 브랜슨 회장과 우주선 개발 경쟁을 벌여온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도 우주여행에 멋지게 성공했다. 그는 자신이 창업한 블루오리진이 만든 재활용 우주선 '뉴 셰퍼드'를 이용했다. '뉴 셰퍼드'는 로켓과 크루 캡슐로 구성되어 있다. 지상 100km까지 올라간 후 6인용 크루 캡슐이 분리되어 자유낙하를 시작한다. 그 동안 탑승자는 몇 분 정도의 무중력 상태를 체험할 수 있다. 크루 캡슐은 일정한 고도까지 낙하하면 낙하산이 퍼지면서 지상에 착륙하게 된다. 로켓은 자동제어로 지상으로 귀환한다.

베이조스는 100km 고도까지 상승해 우주 체험을 했다. 지구로 귀환한 베이조스는 엄지를 들어보이며 성공을 자축했다. 베이조스는 다섯살 때 아폴로 11호 우주선의 달 착륙 장면을 본 이후 SF 드라마 '스타트렉'에 푹 빠졌고, 어른이 되어서도 우주를 향한 꿈을 다졌다고 한다.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엘론 머스크도 우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CEO이기도 한 머스크는 오는 9월 일반인 4명을 태운 우주선으로 지구를 공전하는 궤도비행을 앞두고 있다. 며칠에 걸쳐 지구를 도는 우주여행이다. 그는 오는 2023년 달 관광 비행에 성공하고, 2025년 승객을 태운 우주선을 화성에 보낸다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머스크는 "언젠가 인류를 구할 수 있는 행성 간 여행을 구축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3명의 억만장자들이 자존심 걸고 경쟁하는 우주여행은 '오직 부자들만 누릴 수 있는 값비싼 취미'라는 비판도 나온다. 우주에서 날려보내는 비용을 만약 지구상에서 쓴다면 훨씬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받는다.

하지만 우주여행 대중화를 넘어 달·화성 이주까지 꿈꾸는 '위대한 첫 걸음'이라는 환호의 목소리도 강하다. 여기에는 새로운 세상을 열려는 기업가 정신이 자리잡고 있다. 억만장자 3인방의 비전과 경쟁심은 그 자체가 새로운 산업혁명의 선구다. 이는 인류의 우주개발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이들 덕분에 우주 분야에 대한 민간투자는 이제 공공투자를 앞지르는 수준이 됐다.

브랜슨과 베이조스, 머스크의 강렬한 개성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곳으로 우리를 데려다 준다. 이들이 주도하는 우주여행 비즈니스가 확대된다면 우주를 향한 인간의 욕망은 예상보다 일찍 충족될 수 있다. 따라서 후세 사람들은 이들을 '우주 개척자'로 칭송할 수도 있을 것이다. "3명의 억만장자 덕분에 지난 2020년대 인류의 우주여행은 꽃을 피었다"고 평가할지도 모를 일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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