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와 여당이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위해 실시한 임대차 3법으로 전셋값이 급등하고 전세 매물도 사라지는 등 전셋집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친문 성향의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친문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부의 임대차 법 때문에 쫓겨나게 된 세입자의 사연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전세 재계약에 실패했는데 어떻게 해결봤냐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집주인이 다시 들어와 사시겠다고 나가 달라고 한다"며 "3개월 안에 다시 전셋집을 알아봐야 하는데 2년 전 이 돈으로는 같은 아파트로 갈아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금과 가진 돈을 탈탈 털어 넣어야 빠듯하게 다른 곳을 알아볼 수 있는데, 주거비용으로 모든 수입과 자산을 지출해야 하는 이 상황이 너무 싫네요"라며 "싫으면 더 싼 동네 다른 주택을 알아보면 되겠지만, 한숨만...다른 분들은 어떻게 해결 보셨나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년 만에 제가 가졌던 전세보증금이 그냥 반전세 월세 보증금 수준으로 되어 버렸다"며 "나만 돈이 없네"라고 덧붙였다.
이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정말 사다리 걷어차인 허탈한 느낌", "벼락거지됐다 한탄했는데 전세까지 뺏고 거리로 내모네요", "2년 전으로라도 돌아가고 싶다. 임대차 3법 되기 전이라도. 그때도 꼭지였는데 임대차법 시행 후에 더 폭등할 줄 몰랐다. 우리도 전세 만기 다가오는데 진심 두렵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외에도 정부의 임대차 법 자화자찬을 비판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누리꾼들은 "2년 후 야당하면서 전셋값 폭등을 새 정부 탓 할려고 장치해놓은 것 아니냐" ,"이대로면 나라 앞날이 갑갑하다" 등 불만을 표출했다.
대표적인 친문 성향 커뮤니티인 '클리앙'에서도 임대차 3법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국토교통부는 일부러 이러는 건지...임대차 3법으로 전세가 안정됐다 자평했군요'라는 제목의 글에는 "작년 9월 전세 연장했는데, 그 사이에 주변 전셋값이 2억원 올랐다. 내년 9월이 벌써 두렵다", "(임대차법이) 잘 되어가고 있다니 '정말' 다행이다. 내년에 전세 만기 되면 정부 보도를 '믿고' 가만히 있으면 되겠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시장 상황이 이런데도 홍남기 부총리는 임대차 3법으로 임차인 다수가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주거 안정이 제고됐다고 자평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21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 상한제·전월세 신고제)과 관련해 "서울 아파트 임차인 다수가 제도 시행의 혜택을 누리고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 100대 아파트의 경우 임대차 3법 시행 전 임대차 갱신율이 1년 평균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57.2%)에서 시행 후 10채 중 8채(77.7%)가 갱신되는 결과가 됐다"고 설명했다.
또 "임차인 평균 거주기간도 임대차 3법 시행 전 평균 3.5년에서 시행 후 약 5년으로 증가했다"며 "임차인의 주거 안정성이 그만큼 크게 제고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홍남기(사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6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