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견을 듣는다] "윤석열, 노동시장 이중구조 관심… 사회개혁 출발점으로 여기는듯"

'대기업-중기, 정규직-비정규직'으로 나뉜 구조, 청년실업에 부정적 효과
대기업 노조 임금극대화 전략, 노동자內 불평등·비정규직화 초래한 측면
尹의 대선출마 선언 시기? 이미 정치적 행보 하고 있다 해도 과언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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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견을 듣는다] "윤석열, 노동시장 이중구조 관심… 사회개혁 출발점으로 여기는듯"
정승국 중앙승가대학교 교수 고견 인터뷰. 이슬기기자 9904sul@

[]에게 고견을 듣는다

정승국 중앙승가대학교 사회복지학 교수


대한민국은 노조공화국이다. 소수 고임금 대기업 정규직이 주축이 된 노조가 노동시장 이슈를 독점하고 조율한다. 정작 보호받아야 하고 진정 노조가 필요한 다수 비정규직, 중소기업, 프리랜서 저임금 노동자들은 소외당하고 있다. 이런 한국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와 해법을 연구해온 학자가 정승국 중앙승가대학교 사회복지학 교수다. 그가 갑자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최근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그를 만나 노동과 복지분야에 대해 견해를 들은 것이 알려지면서다.

이미 정 교수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그 해법으로서 유연안정성 정책을 연구해온 전문가로 알려져 있었다. 이런 배경을 아는 학계와 노동계는 윤 총장이 외부 전문가를 만나 의견 듣는 첫 대상으로 정 교수를 택한 안목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이를 통해 추론하면, 윤 전 총장이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문재인 정권 들어 많은 개혁과제가 방치되었지만 노동시장 개혁에 대해서는 전혀 손을 대지 못했다. 가장 화급한 사안인데도 말이다.

이는 정 교수의 시각을 빌리면 내부자연합(Insider Coalition)의 결과다. 노조가 주축이 된 촛불 시위로 집권한 정권은 노조 개혁에 칼을 댈 수 없었다. 현재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노조 출신의 최고위원을 최소 1명을 할당한다. 현재 직능단체별 국회의원 출신을 보면 법조인 다음으로 노동계 및 노조 출신이 많다. 이들은 기득권 노조 이익을 대변한다. 내부자끼리 연합을 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를 포함해서 역대정부가 청년 취업 문제와 관련해서 내놓은 정책이 150개가 넘습니다. 그런데 개선될 기미가 없습니다. 고용보조지표상 청년실업률이 26%가 넘으니까 굉장히 심각합니다.(…)유사중복 사업을 통폐합하고 재정 및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전달체계를 단일화해야 합니다. 부처 간 상시 협의체 운영을 통해 정책을 효율적으로 조정해야 합니다. 정부가 벌이고 있는 공공 일자리 창출은 답이 아닙니다. 당장 청년고용지표를 개선만 하는 임기응변식 조치지요."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정 교수는 현재 우리 시대 화두는 불평등 심화, 청년고용 악화, 공정의 문제인데, 이런 난제를 헤쳐나갈 리더십으로 '유능'을 꼽았다. 정 교수는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하려면 당연히 유능해야 하지 않습니까? 내부자(성(城) 안 사람들, 인사이더)뿐 아니라 성 밖의 사람들(중소영세기업의 노동자들, 비정규직과 청년 등 아웃사이더 )들도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절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지난 23일 경기도 김포 중앙승가대학교 정승국 교수 연구실에서 가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만나 여러 가지 조언을 하신 걸로 알려졌는데요.

"윤 전 총장과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광화문에 있는 한식집에서 만났습니다. 그 모임을 갖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이미 보도되었습니다만, 윤 총장님의 친구인 이철우 교수님이 저를 만나 볼 것을 권했다고 합니다. 제가 지난해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과 열린민주당 유튜브 채널인 '열린민주당 TV'에서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개혁 문제를 두고 대담을 했는데, 총장님이 이철우 교수님이 얘기하기 전에 벌써 그걸 보고 저를 알고 있었다고 하더란 말을 들었습니다. "

-이철우 교수와는 평소 친분이 있는 사이인가요.

"직접적으로 친분이 있는 분은 아니고 페이스북의 '페친'인데 제가 몇 년 동안 올린 노동 관련 글에 대해 이철우 교수가 공감을 가진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마침 윤 총장과 이철우 교수 두 분이 초등학교와 대학 동기로'절친'사이니까 어떤 자리에서 제 이야기를 한 모양입니다."

-윤 전 총장이 각 분야 전문가 중에 처음으로 만난 분이 교수님인데, 첫 자문 교수로서 만나고자 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정규직-비정규직, 대기업-중소기업) 문제가 우리 사회의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모순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첫 자문교수로 저를 선택했다고 말씀하셨죠. 윤 총장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초래하는 사회문제에 대해 우려했습니다. 특히 청년실업과 청년취업애로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청년실업 문제의 원인도 결국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에서 발생하는 거니까요. '노동시장 이중구조 아래서 어떻게 청년들이 연애하고 결혼하고 애를 낳을 수 있겠습니까?'라는 말씀을 했습니다. 그런 문제의식을 갖고 저를 만나자고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윤 전 총장이 아직 대선 출마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고 정치를 하겠다고 한 적은 없지만 어쨌든 대선 후보군 중에서 지지율 1위에 올라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문제점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아닙니까?

"총장님이 유연안정성에 대해서 좀 알고 싶다고 요청을 했습니다. 저는 유연안정성 모델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라는 현실 속에서 봐야 한다고 판단하여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정의와 현황,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 이중구조를 개혁하기 위한 정책들을 정리하여 지난 5일 보고서를 보냈고, 총장님은 닷새 후인 지난 10일 저에게 만나자고 연락했습니다."

-윤 총장에게 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제가 자료를 미리 보내드렸는데, 보니까 노란색 형광펜으로 여기저기 칠해져 있었고 체크를 한 것을 질문하더라고요. 사실 노동·복지 분야가 단시간에 학습하고 이해하기는 쉽진 않거든요."

-앞으로도 윤 총장이 노동 분야 자문을 구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뭐(웃음), 필요하시다면 도와드릴 생각은 있습니다."

-윤 총장의 행보를 보면 분명히 정치를 할 것이고 내년 대선에 생각이 있다는 것을 대다수 국민들은 알고 있습니다. 대선 출마 선언을 언제쯤 할 거로 보십니까.

"글쎄요, 제 생각에는 정치 선언은 이미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 국민들 상식선에서 봐야 한다고 봅니다. 국민이 출마하리라고 보고 있지 않습니까? 이미 기정사실화 됐잖아요. 그 단계는 이미 지났고요, 제 전망은 사족인 거 같습니다. (정승국 교수의 목소리 톤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유연안정성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면서도 안정성을 강화하는 상충된 개념인데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요.

"유연안정성의 개념이 꽤 오래됐지요. EU(유럽연합)에서 90년대에 제안했습니다. EU에서 유연안정성 개념을 발상하게 된 계기는 고용관계의 유연성을 좀 높여주면서 그 대신 사회보장을 통한 안정성을 제공하자는 것이고, 그 안정성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보면 실업급여를 충분하게 제공하고 적극적인 노동시장정책을 통해 노동자의 이동성을 높여주자는 겁니다."

-전직이나 직업교육을 활성화해 해고에 따른 위험성을 줄이는 것을 의미하나요.

"그렇죠. 고용의 유연성이라는 것은 사실은 상품이 안 팔릴 때 인력을 이전보다 수월하게 해고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하는데, 그 대신 실업자가 된 노동자를 적절하고 충분한 직업훈련을 거쳐서 좋은 일자리를 갖도록 하는 겁니다. 그리고 일과 가족의 양립 가치도 안정성 개념에 들어있습니다. 그 다음에 평생학습도 포함해서 말하는 건데, 사실은 우리 사회보장제도가 안정적이라 얘기할 수 없거든요."

-'소수의 보호받는 고임금 고용'과 '다수의 상대적 저임금의 불안한 고용'으로 나뉘는 불평등 이중구조의 연원이 어디에 있습니까.

"유럽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출현한 것은 80년대 이후 EPL 갭이 만들어진 이후입니다. EPL(고용보호입법) 갭이란 정규직에 대해서는 EPL을 통해서 보호하고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해서는 쉽게 해고할 수 있게 만든 제도를 말합니다. 그 전 1970년대 초반 정규직 대상으로 한 EPL이 제도화되었고 1980년대에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한 주변적 유연성이 도입됐지요. 그러나 우리나라는 유럽과 상황이 다릅니다. 1987년 이후 대기업 내부노동시장이 공고해졌습니다. 이후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비정규직법이 제도화됐지요. 사용자 전략과 EPL(고용보호입법) 갭과 함께 우리나라 대기업 내부노동시장의 기형적 성격, 즉 정규직의 고임금, 막대한 기업복지, 작업장 규제 등으로 인해 90년대 후반 이후 대공장을 중심으로 외주화, 비정규직화 물결이 일어났습니다."



-유연안정성을 강화하려는 제도적 노력이 부족하지는 않았습니까.

"지금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 봐서 모델이 되기에는 어려워요. 노동조합에서도 싫어하고 정규직도 굉장히 싫어하고요. 정규직에 고용을 유연화하자고 하면 아무래도 안 좋아하지요. 중장기적인 지침으로서, 목표로서 유연안정성을 두고 추진해야 할 거로 봅니다. 지금 당장 특정 정책을 실행하는 지침으로서 설정하기에는 어렵습니다. 당장 고용관계를 바꾸는 지침으로서 내놓아도 누구도 안 받아들일 겁니다."

-그래도 목표를 설정하면 언젠가는 가야할 방향일 텐데요.

"그래야 되는데, 우리나라 사회복지프로그램에 투입되는 예산이 GDP의 12.2%밖에 안 되니까요. 우리나라가 연간 예산 중 사회복지에 많이 쓴다고 하지만 다른 나라들은 50%쯤 되거든요. GDP 비중에서는 20~30%까지 됩니다. 우리와는 비교가 안 되지요. OECD(경제개발협력기구)에서 보면 꼴찌에서 세 번째거든요. 우리 밑으로는 칠레, 터키뿐이에요."

-사회복지 예산을 보는 시각은 정당들 사이에도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요. 여당은 더 늘려야 한다는 것이고 야당은 재정 여건을 봐가며 해야 하고, 누수를 없애고 효율을 높이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사회복지 증대를 우려하는 쪽은 우리나라가 워낙 고령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연금이라든가 건강보험 지출 수요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니까 그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인데, 사실은 그것을 고려해도 (사회복지 지출이) 낮지요, 여러 가지 측면에서. 특히 사회서비스도 취약한 상태고요."

-실업급여 등 당장 눈에 들어오는 문제부터 개선해 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최저임금 때문에 이전에 비해서 꽤 많이 오르긴 했어요. 최대 180만 원 정도까지 올랐으니까, 외국에 비해서는 많이 적지만. 소득대체율이라고 하는데, 그것도 낮은 편이고 수급기간도 최대 9개월인데, 고용보험 기여연수나 연령, 장애 여부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외국에 비하면 현저하게 낮은 편입니다."

-사회고용복지가 과도하면 근로의욕을 저하시키는 등 부작용도 지적되는데요.

"물론 일부 악용이 있어 부작용이 있긴 하지만, 그건 극히 예외적인 경우고 우리는 아직까지 그런 정도까지 염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걸 복지의존(Welfare Dependence) 또는 복지 트랩이라고 하는데, 아직까지 그것을 염려할 수준은 아니지요."

-문재인 정부가 노동시장 개혁에 대해 한 일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노동시장 개혁 거의 안 했죠. 주류 진보측의 노동관, 즉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사용자책임론을 갖고 있어요. 주로 규제를 통해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죠.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원인으로서 1987년 이후 대기업 노조들이 주도해온 내부노동시장에도 한 원인이 있습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리에 기초해 임금연대성을 구축하는 것이 노조운동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인데, 대기업 노조의 임금극대화 전략은 노동자들 내부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비정규직화를 초래한 것이죠."

-왜 그런가요.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을 기획한 사람들이 진보주류의 전형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서라고 얘기할 수 있죠. 제가 문재인 정부 초기 2017년 고용노동부 노사대책국 자문위원이었거든요, 회의에 참석할 때 산별교섭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의제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그건 불가능하다는 노동법 학자들의 반대로 기각돼 버렸지만요. 하청기업 노동자나 비정규직의 대표성을 높이는 방안 등 취약계층을 위한 방안이 논의됐지만 실행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

-사실 우리나라 진보주류 노동운동가들 중 상당수가 기득권이 돼버려서 취약계층 노동자들을 위한 제도 개선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보는데요.

"이중적 노동구조라고 할 때 사실은 대기업과 공공부문의 정규직 고용이 지나치게 과보호되고 있는 측면도 있고, 임금수준도 외국에 비해 상당히 높아요. 2018년도 중소기업연구원이 낸 보고서를 보더라도 미국이나 일본보다도 몇 십 % 높은 정도입니다. 우리가 사실은 국제분업구조에서는 경쟁력이 중간 정도거든요. 삼성전자나 예외적으로 몇 개 대기업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의 제조업은 중간 정도의 경쟁력을 갖고 있어요. 그 분업구조에 어울리지 않게 정규직 임금은 높은 거지요. 그리고 기업복지도 아주 방대하게 제공되고 있고요."

-그래서 한국 대기업 노동자는 임금과 사내 복지에서 세계 챔피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다음에 임금체계도 연공급이고 인사제도도 연공적이에요. 이런 과보호된 측면들을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서 수정해야 하는데, 그건 전혀 안 한 것이죠. 쉽지 않은 일이죠. 노동조합의 강한 저항이 예상되는데, 그걸 실행하기에는 쉽지 않지요."

-그런데 실은 그들은 전체 노동자 중 소수 아닙니까.

"전체 노동자 중에서 대략 20% 정도 됩니다.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이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12.5%로 올랐어요.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이 정규직화가 되어 공공부문 조직률도 상당히 올랐습니다."

-기득권 노조의 자발적 양보는 기대할 수 없습니까. 외국의 그런 사례는 없는가요.

"양보를 안 하죠. 우리나라는 기업별 노조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의 정책이나 활동방향이 '경제주의적'이에요. 그러니까 조합원의 임금과 근로조건을 극대화해야 하는 것이 노조의 주목표입니다. 그걸 변화시키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양보 안 해요. 못합니다. 공공부문은 좀 다르지요. 공공부문은 기획재정부의 경영평가나 예산규제를 통해서 통제가 가능한데, 민간부문은 어렵지요. 옛날에는 예를 들어, 박정희나 전두환 대통령 때는 사실은 총액임금제도 등을 통해 통제를 했어요. 수출경쟁력을 확보해야 했으니까요."

-박근혜 정부 때 공공부문 직무성과급제를 도입했는데 효과가 있었습니까.

"박근혜 정부 때 일부 했지만 거의 형식에 그쳤죠. 문재인 정부에서 직무급을 도입하겠지만 성과급제는 안하겠다고 또 선언을 했어요. 직무급도 기재부에서는 의지를 갖고 있었지만 선거 시기에 민주당 쪽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신호를 보내서 못하다가 올 경영평가항목에는 직무급 도입 정도를 디테일하게 포함시켰습니다. 기재부에서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선거시기가 되면 정당이 노동조합의 눈치를 보는 것 같아요."

-노동조합 세력이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막강한 이익집단이 됐습니다.

"노동조합 출신 국회의원들도 상당히 많아요. 지금 직능단체 중에서 두 번째로 많거든요. 법조인 출신이 첫 번째로 많고 두 번째가 노조예요. 그래서 양대 노총 출신의 국회의원들을 통해서 로비를 합니다. 민주당 최고위원에 노동조합 출신이 한 명이 들어가게 돼있습니다. 또 민주당 노동위원회라는 게 있어요. 그리고 선거시기가 되면 당대표들이 노조를 찾아가서 정책협약을 체결합니다. 노조는 공공부문 직무급 실행 중단을 요구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집니다. 그래서 못하는 거지요. 내년 선거가 박빙으로 흐르면 또 노동조합을 찾아가서 노동조합 표를 확보하려고 하겠지요. 민주당 입장에선 당장 선거에서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니까. 그걸 학술적으로 내부자연합(Insider Coalition)이라고 합니다."

-노동자와 노동자를 감싸고도는 정치인을 같은 내부자로 보는 건가요.

"대기업과 공기업의 정규직들이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정치와 코올리션(연합)한 것을 내부자연합이라고 하는 거죠. 이익을 주고받고 하는 관계가 되니까요. 그런 관계라면 같은 편이라고 해야지요."

-1980년대 영국병을 고친 대처 같은 리더십은 기대할 수 없습니까.

"어렵다고 봐야지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심한 나라가 라틴유럽 쪽이거든요.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고 그 세 나라 외에 한국이 포함되지요. 유럽 그 3개 나라가 이중구조를 개혁하기 위한 개혁 작업을 하긴 했죠. 스페인은 2012년, 이탈리아는 2014년, 프랑스는 2017년이었어요.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고용보호입법(EPL; Employment Protection Legislation) 개혁을 꽤 강도 높게 했어요. 해고규제법을 상당히 급진적으로 개혁해버렸어요. 그러자 노동조합이 100만 명씩 파업하기도 했지요. 우리는 김영삼 정부 때 이후 총파업이 없었거든요. 이탈리아 같은 경우는 100만 명이 로마 시내를 행진하고 그랬으니까요. 프랑스도 2017년도에 마크롱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바로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했는데, 해고된 사람들이 노동법원에서 법적으로 다투는 절차가 까다로웠는데 그것을 심플하게 만들었어요. 부당해고 시 받을 수 있는 해고보상금의 상한도 낮추어 버렸어요. 해고를 약간 더 쉽게 만든 거지요. 어쨌든 이탈리아 프랑스가 노동조합의 파업에 굴하지 않고 개혁을 완성한 것은 주목할 만하죠. 특히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EPL 수준을 꽤 낮춘 것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비율이 별로 떨어지지 않았어요. 개혁의 효과가 별로 없었던 거지요."

-지금 우리 고용정책은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추고 새로 일자리를 구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사실은 사용자들이 신규 채용을 적극적으로 하도록 하는 것이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인데, 제가 연구를 위해서 공장을 방문하면 대개 비슷해요. 임금수준이 산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이 8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돼요. 고졸 출신 생산직이요. 완성차업체에서는 정년퇴직할 때쯤 되면 고졸출신 노동자들의 임금이 1억2000만원 정도 돼요. 현대자동차에 납품하는 중견기업 정도도 평균임금이 9000만원 정도 됩니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GNI(국민소득)가 3740만원인데 2.5~3배가 되네요.

"고임금이 일부의 재벌대기업에 국한되는 게 아니고 패턴교섭에 따라서 대기업과 중견기업에게까지 확산되어 있습니다. 기업복지도 방대합니다. 자녀 2인의 대학학자금을 제공하고 건강보험의 본인부담금 외에 1년에 1000만원까지 지원한다는 규정도 있어요. 그 부담이 보통이 아니에요. 고용세습 얘기도 있는데, 그건 조금 다릅니다. 산재 시 등 예외적인 경우고요." <기사 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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