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의 성능과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기차 수요 급증으로 전 세계적으로 품귀난을 겪고 있는 차량용 전력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을 해소할 기술로 유용할 전망이다.
한국전기연구원은 탄화규소 전력반도체 소자 기술인 '트렌치 구조 모스펫(MOSFET)'을 개발하고, 예스파워테크닉스에 2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전력반도체는 전력을 제어하는 반도체로, 가전기기나 조명 등 모든 전기·전자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다. 특히 탄화규소 전력반도체는 실리콘 반도체보다 10배 높은 전압에 견디고, 수백 도의 고온에서 동작하며 전력 소모도 작아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용 수요가 급증하면서 탄화규소 전력반도체 공급 부족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며, 미국 기업의 대중국 금수품목에 포함돼 있다.
연구팀은 탄화규소 웨이퍼에 좁고 깊은 골(트렌치)을 만들고, 이 골의 벽면을 따라 전류 통로인 채널을 상하 방향으로 배열했다. 기존에 수평으로 배열했던 채널 구조와 달리 채널이 차지하는 면적을 줄여 전력 소자의 면적을 최대 수십 % 줄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웨이퍼 면적 활용도를 높여 칩 크기를 줄여 더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이를 전기차에 적용하면 최대 10%의 연비를 향상시킬 수 있다.
문정현 전기연 박사는 "이 기술은 탄화규소 전력소자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웨이퍼당 더 많은 칩을 만들 수 있어 공급량을 늘려 소자 가격을 낮출 수 있다"며 "기술이 상용화되면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럽 시장조사기관 IHS 마켓 등에 따르면 탄화규소 전력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7억 달러(78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약 100억 달러(11조1400억원) 규모로 연평균 32%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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