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불법투기 사태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부동산 투기사범 색출키로 했다.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 인력 규모를 배로 늘려 1500명 이상으로 확대하고, 43개 검찰청에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500명 이상의 검사와 수사관을 투입키로 했다.
29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 직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결과 브리핑을 하면서 "현재 발생한 (부동산) 불법 행위를 철저히 찾아내 일벌백계할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부동산 투기사범을 철저히 색출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검찰의 직접 수사 길도 텄다.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해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수사를 맡아왔으나, 수사 확대를 위해 전문성을 갖춘 검찰 인력을 대거 투입할 계획이다.
정 총리는 "검찰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직접 수사를 할 것"이라며 "부동산 부패 관련 송치 사건과 검찰 자체 첩보로 수집된 6대 중대범죄는 직접 수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투기 비리 공직자는 전원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법정 최고형을 구형할 것"이라며 "이들이 취득한 범죄수익은 몰수·추징 보전을 통해 전액 환수하겠다"고 말했다.
검경 수사와 별도로 국세청은 '부동산탈세 특별조사단'을 꾸려 조사에 나선다. 부동산 탈세 혐의자에 대해 예외 없이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전국 대규모 개발 예정지역의 일정금액 이상 토지거래 관련자에 대해 전원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투기대응 특별 금융대책반'을 구성해 부동산 불법 대출 혐의 발견 시 수사 의뢰, 투기 관련자 자금 분석정보 전달 등 불법 자금의 부동산 시장 유입 차단키로 했다.
정부는 공직사회의 부동산 부패 근절을 위해 ▲모든 공직자의 재산등록 의무화 ▲부동산 업무 공직자의 직무 관련 신규 부동산 취득 제한 ▲부동산 거래 검사를 위한 부동산거래분석원 출범 ▲국수본의 상시적 투기행위 적발 등을 추진키로 했다.
정 총리는 "공직자들이 부동산 투기로 얻은 부당이득은 최대 5배로 환수하고, 투기 목적 농지는 강제 처분할 것"이라며 "공직자와 공공기관 직원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일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배신행위로 이를 완전히 뿌리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정세균 국무총리가 29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반부패정책협의회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범계 법무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