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 합의·백신 기대감 호재에도
코로나 확산 탓 수요부진 이어져
업계 "재고평가 수익 의미 없어"
코로나 확산 탓 수요부진 이어져
업계 "재고평가 수익 의미 없어"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지난 4월 배럴당 10달러대까지 곤두박질쳤던 국제유가가 상승하며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판매가격도 오르고 있다. 제품가 상승에도 정유업계는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재확산 등으로 부진한 수요가 회복될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8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 7일 두바이유의 가격은 배럴당 48.29달러, 브렌트유의 가격은 48.79달러로 50달러선에 근접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배럴당 13.52달러, 브렌트유 배럴당 19.33달러를 기록했던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4월 이후 유가가 가장 비쌌던 날은 두바이유와 브렌트유가 각각 배럴당 49.04달러, 49.25달러를 기록했던 지난 4일이다.
◇산유국 감산합의+백신 기대감에 오름세 탄 국제유가= 이번 유가 상승의 주요 원인은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와 백신 개발·보급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들은 내년 1월부터 감산량을 하루당 580만 배럴로 줄이려는 논의를 하던 중 720만 배럴 감산으로 합의했다.
현재 감산규모는 하루 770만 배럴로, 내년에는 되레 공급이 50만 배럴 더 늘어나는 셈이다. 공급증가는 보통 가격하락의 요인이지만, 시장에서는 감산 규모가 유지됐다는 사실에 안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연이어 들리는 백신 개발 및 보급 등의 소식이 들리며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됐다.
◇기름값 상승에도 정유사 울상…왜?= 유가 상승에 따라 휘발윳값도 오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에 따르면 보통휘발유의 평균 판매가는 지난 5월 셋째주 리터당 1248.85달러로 바닥을 찍은 뒤 12월 둘째주 1326.95달러까지 올라왔다.
통상 유가 상승분이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2주가량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제품 판매가 상승에도 정유업계는 침울한 분위기다. 코로나19발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부진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재고평가로 인한 회계상 이익을 볼 수는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수익이 아니라 의미가 없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정유업계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정제마진은 지난 12월 첫째주 0.6달러에 불과했다. 4~5달러가 순익분기점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만큼 4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아직 모르겠다"며 "근본적으로는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과 실질적인 수요 확대가 이어져야 정제마진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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