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근 디지털위안화 주민 5만명에 200위안씩 배포
중국 암호법 시행·인민은행법 개정해 법적 기반 마련
한은 "디지털화폐 연구팀 특허 출원 0건"
중국 인민은행의 디지털위안화 발행 추진에 대비해 한국은행도 디지털화폐(CBDC)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급결제 시스템을 선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디지털위안화가 성공적으로 정착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되면 한국이 기술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5만명의 주민들에게 1인당 200위안씩 디지털위안화를 시범적으로 배포하는 등 디지털화폐 발행을 준비중이다. 이를 수령한 주민들은 3400여개 상점에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하기도 했다.
디지털화폐란 중앙은행이 전자적 형태로 발행하는 화폐로, 법적 통화와 일대일 교환이 보장된다. 실제 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와 구별되는 개념이다. 지난해 6월 페이스북의 '리브라' 발표 이후 미국,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가 디지털 화폐 발행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자료=국회 입법조사처
특히 중국은 개발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다. 2019년말부터 쑤저우 등 일부 지역과, 2022년 북경동계올림픽 개최 현장 등에서 '비공개 파일럿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인민은행 부총재가 디지털화폐 명칭을 '디지털위안화'로 정식 명명했다.
이를 위해 중국은 디지털화폐 발행의 법적 기반이 되는 '중국 암호법'을 제정해 관련 규제와 산업 발전의 기반을 마련했다. 법에 따르면 국가 기밀에 사용되는 핵심·일반 암호는 정부의 통제를 받지만, 이외의 정보는 해당 인증기관의 승인을 받으면 된다. 지난 10월에는 법정화폐에 디지털 형식도 포함하는 내용의 '인민은행법' 개정 초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에서 "정부는 암호제품의 사용을 제한하고, 암호기술 접근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했으나 적용범위와 내용이 불분명하다고 입법조사처는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수환 입법조사관은 "'국가안전보장'을 위해 필요한 경우가 무엇인지,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사용제한', '조치'가 무엇인지 불분명하다"며 "블록체인기술을 이용한 전자정보도 전자문서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 연구를 진행중인 한국은행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의 협력을 강화해, 암호기술 개발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디지털위안화가 정착할 경우, 관련 기술과 규격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될 수 있어 기술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조사관은 "중국인민은행은 2014년 디지털화폐연구팀을 설립한 뒤 지난해까지 관련 특허를 84건 출원한 반면 한국은행은 올해 연구팀을 신설한 이후 아직 특허 출원이 진행된 건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