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을 향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절차를 방해할 경우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에 2명의 추천위원을 배정한 것은 공정한 인물을 공수처장으로 임명하기 위한 것"이라며 "제도를 혹시라도 공수처 출범을 가로막는 방편으로 악용하려 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민주당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추천위가 구성되는 대로 공수처장 임명절차를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현행 공수처법상 추천위원 7명 가운데 6명이 동의해야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가능하다. 만약 국민의힘이 추천한 위원 2명이 반대할 경우 공수처장 후보 임명 자체가 불가능하다. 국민의힘이 공수처장 후보 추천 과정에서 비토권(거부권)을 행사해 공수처 출범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국민의힘은 야당 몫 추천위원으로 대검찰청 차장 검사 출신인 임정혁 변호사와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지낸 이헌 변호사를 내정했다. 이헌 변호사는 지난 2015년 당시 새누리당 추천 몫으로 세월호 참사 특조위 부위원장을 지냈으나 조사 방해 의혹 등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임 변호사는 김경수 경남 지사의 '드루킹 댓글 사건' 특별검사 후보로 오른 이력이 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자신의 SNS에서 "국민의힘은 공수처를 위헌기관으로 간주하는 인사의 추천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며 "공수처를 위헌기관으로 간주하는 사람이 위헌기관장을 제대로 추천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최 수석대변인은 '공수처법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추천위원회 안에서 할 수 있는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는 내용의 이 변호사 인터뷰를 인용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그를 공수처장 추천위원으로 추천하려는 국민의힘의 의도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말"이라며 "위헌시비로 시간을 끌려할 것이다. 국민의힘의 속마음은 지연전술로 공수처 출범을 저지하려는 의도라는 것이 이 대목에서도 증명된다"고 했다.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 또한 "공수처법 위헌 주장과 출범의 지연 방해 행위는 추천위의 일이 아니고 법률상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라며 "추천위는 조속히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서둘러 주길 바란다. 11월 안에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마무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우려대로 또다시 출범 방해 행위가 재발한다면 민주당은 공수처 출범 위해 주저하지 않고 단호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