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퇴직연금 적립금 전년 대비 1.2조원 증가
농협·국민은행도 적립금 크게 늘려
신한은행, 적립금 23조 선두 유지
연말을 앞두고 은행권의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국내 12개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17조5565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신한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의 적립금은 105조4961억원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퇴직연금 적립금이 가장 빠르게 증가한 곳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퇴직연금 절대액 규모로 업계 3위에 해당하지만 적립속도가 업권내 가장 높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적립금 규모는 1조2302억원 늘었고 증가율은 8% 수준이다.
하나은행에 이어 농협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3분기 동안 7.6% (9206억원) 증가했다. 퇴직연금 적립금 절대 규모는 신한·국민·하나·기업·우리은행 순이지만 증가속도는 하나은행이 가장 빠르다.
국민은행도 적립금 규모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국민연금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부터 올 3분기까지 총 1조2357억원(6.2%)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퇴직연금 계좌 중 IRP적립금이 3분기 기간 동안 총 1조214억원 증가하면서 전체 적립금이 크게 늘어났다. 국민은행의 IRP계좌 적립액 규모는 업권내 선두다.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가장 큰 신한은행은 3분기동안 7558억원(3.3%) 증가했다. 현재 신한은행은 퇴직연금 상품 중 원리금비보장형 계약이 전체의 17% 수준으로 가장 높은 만큼 자산운용 역량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도 고객 유치 확대를 통해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은 DB형 적립금이 3분기 동안 3600억원 늘어났다. 업계는 올 연말 IRP고객 유입으로 적립금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퇴직연금 자산 규모는 삼성생명이 29조5322억원으로 전체 사업자중 1위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삼성생명은 수익률과 관계없이 연금 급여액을 미리 확정하는 확정급여(DB)형 적립금 비중이 87%에 달한다.
신한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은 삼성생명보다 절대적인 규모는 작지만 DC형 전환, 개인IRP계좌 확대를 통해 시장내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퇴직연금은 한번 유치하면 쉽게 해지하지 않는 특성이 있는데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각 금융권은 기존 기반 고객을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권은 '퇴직연금 계좌=주거래은행' 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퇴직연금이 예대마진 외 수익을 잡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적으로 퇴직연금 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적립금 점유율이 늘어나면 여타 계약이 늘어나는 만큼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연말을 앞두고 은행들의 IRP적립금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