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비싸게 내놓는 집주인… 신규 전월세 가격 폭등

정부, 월세 전환 예측 빗나가
가을 이사철에 더 심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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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비싸게 내놓는 집주인… 신규 전월세 가격 폭등
노원구의 한 부동산에 9일 전월세, 매매 매물 안내문이 써붙어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가 세입자 위주로 전월세 시장을 재편한 뒤 부작용으로 신규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금력이 있는 일부 집주인들이 집 보증금은 줄이되 월세는 엄청 비싸게 내놓고 있어서다.

9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세금이 강화되자 집주인들이 월세를 큰 폭으로 올리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정부가 갭투기로 집을 사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이 적을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 벌써 어긋나버린 것이다.

정부의 임대차 3법 통과로 계약갱신청구권제가 시행되면서 기존 세입자가 눌러앉으려는 경향이 심화되고 매물은 더 부족해지자 집주인이 신규 계약에 대해선 전월세 가격을 아무리 높게 올려서 내놓아도 바로 소진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가을 이사철에 더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존 세입자가 전월세 계약을 갱신할 때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바꾸자고 요구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부동산 업계 일각에선 이 전월세전환율을 지키지 않은 집주인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전월세전환율을 규정한 주임법은 행정법이라기보다는 사인간 거래, 계약에 관한 내용을 정하고 있어 과태료 규정을 넣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정부는 전월세전환율을 현행 4% 수준에서 더욱 낮추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이와 관련해 집주인들의 적당한 수준의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월세전환율을 너무 내리면 전월세 시장이 더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여당은 최근 전월세전환율 개정 등 제도 보완에 나설 뜻을 밝혔다.

정부가 등록임대 사업자에게 모든 주택의 임대 보증금 보증 가입을 의무화한 것이 다세대 주택 등에선 전세의 월세 전환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최근 등록임대 세제를 보완하면서 폐지 대상인 등록임대를 임대의무기간의 절반만 채운 후 등록말소해도 세제 혜택을 유지하기로 했다. 다주택자의 주택 매각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인데, 이렇게 되면 중간에 등록임대에서 나와야 할 세입자가 속출할 수 있다.

폐지 대상인 8년 아파트 매입임대의 경우 세입자가 입주한 뒤 한번 재계약해 4년을 채웠다면 집주인이 세제 혜택을 지킬 수 있게 되기에 필요에 따라 이 집을 등록말소하고 팔아버릴 수도 있다. 보통 등록임대는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고 5% 이상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는 장점 때문에 다른 임대에 비해 임대료가 비싸다.

등록임대 세입자들은 웃돈을 주고 계약했지만 약속받은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다른 전월세를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집주인이 계속 집을 임대로 돌릴 때에만 해당된다. 집주인이 직접 들어와 산다면 세입자는 무조건 다른 집을 알아봐야 한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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