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견을 듣는다] "기본소득, 공산당 같은 소리… 양극화 해소·국가발전 도움 안돼"

내년부터 금리 올려 3년 뒤 3% 수준 가야… 지금이 집값거품 막을 골든타임 놓쳐선 안돼"
취득세·재산세는 국세로 관리하고 지방 정부서 부가세 등 받으면 지자체 형평성·집값 해결
4차산업혁명 가로막고 있는 규제… 혁명적 변화 없인 코로나 이후 한국 경제 뒷걸음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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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견을 듣는다] "기본소득, 공산당 같은 소리… 양극화 해소·국가발전 도움 안돼"
박승 前한국은행 총재·前건설부장관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박승 前한국은행 총재·前건설부장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입안에 막후에서 큰 영향력을 미친 경제학자가 한국은행 총재와 건설부장관을 지낸 박승 중앙대 명예교수다. 박 전 총재는 작년 4월 문재인 대통령 초청 원로 경제학자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경제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경제정책자문단에서 입안했던 방향과 틀어진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박 전 총재는 소득주도성장정책이 "처방은 옳으나 약을 잘못 썼다"며 정책 완급을 조절할 것을 문 대통령에게 조언했다. 이후 소득주도성장정책은 대강((大綱)은 유지하면서 부작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이 생산 현장을 자주 찾고 기업인들과 만나면서 달라지는 모습이다. 중앙은행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해온 대표적 전직 한은 총재이자 1기 신도시 개발에 직접 관여했던 전 주무장관으로서 난제에 직면한 통화관리와 부동산 문제, 코로나 이후 우리 경제가 나아갈 방향 등을 막힘 없이 털어놨다.

박 전 총재는 먼저 위기 극복을 위해 풀린 돈이 제 곳을 찾아가지 못하고 자산시장의 버블을 일으키는 데에 걱정을 많이 했다. 박 전 총재는 "지금은 저금리와 무제한의 양적완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풀려난 돈이 부동산 등 비생산적인 곳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현 정부 정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를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선 "재정은 위기 때 쓰라고 있는 것"이라 하면서도 "경제가 살아남과 동시에 재정을 튼실히 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만일 지금 집값을 잡지 못한 상태서 2~3년 뒤 금리를 올리고 돈을 조이면 부동산이 폭락하는 거품붕괴 현상을 피할 수 없습니다. 다주택은 보유에서 오는 이익은 많고 비용(세금)이 적기 때문입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조세조치는 아주 잘하는 겁니다. 주택 보유세를 지금보다 3배 가량 올려야 합니다. (중략) 특히 취득세 재산세를 국세로 전환해 종부세와 통합 관리해야 합니다. 대신 지자체 재정은 주세 담배세를 지방세로 전환하거나 부가가치세에서 지원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박 전 총재는 한국경제는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는 것을 전제로, 하반기 서서히 경기 회복국면으로 들어서 내후년(2022년)에는 정상 경기로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 정책금리(0.5%)는 내년 초까지는 유지돼야 하고, 적어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올려야 한다고 했다. 특히 "3년 뒤에는 금리를 3% 수준까지 올려 정상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총재는 한국은행의 역할에 대해서도 위기 때는 통화가치안정, 물가안정에 매달리지 말고 경기회복, 고용확대 같은 경기조정정책을 적극적으로 펼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전 총재는 이밖에 규제개혁, 노동개혁, 재벌개혁, 정부와 공공부문의 효율성 제고에 대해서도 강단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박 전 총재는 "우리 경제가 디지털화, 4차산업혁명으로 가야 하는데 온통 규제가 가로막고 있다"며 "규제의 보호를 받고 있는 구질서, 기득권이 어떻게 보면 우리 국민 대다수이기 때문에 정부와 정치권이 합심해 강력한 의지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인터뷰는 지난 8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본사 회의실에서 가졌다. 높은 연세(年歲)임에도 목소리 울림은 여전히 우렁찼고 또렷했다. 15일 전화통화에서는 전날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을 1.5% 인상한 데 대해 잘 된 결정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인터뷰 때는 동결 또는 아주 소폭의 인상 정도가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세계경제와 한국경제 모두 깊은 침체수렁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올해 우리경제를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그리고 언제쯤 정상적인 경기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시는지요.

"올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장기 회복 호황에서 하강국면으로 들어가는 시기인데 여기에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생겨서 세계경제는 1929년 이후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실업사태를 빚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예외가 아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지난 2분기가 경기의 바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반기부터는 서서히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들어설 것으로 보이는데, 세계경제나 우리나라 경제나 정상 수준을 회복하려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어서 이용이 보편화된 다음에야 가능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도 정상 경기 회복은 내후년 쯤에나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올해 경제성장은 최근 IMF 추계치를 보면 올해 -2.1% 역성장할 것으로 예측이 되고 있는데, 미국 -8.0%, 일본 -6.0%와 비교해 그래도 선방하는 편이라는 생각입니다."

-한국은행은 0%대의 기준금리와 양적완화로 엄청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고 정부는 3차에 걸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는데요.

"지금 우리나라 정책금리가 0.5%지요, 사상 최저 금리에다가 돈은 무제한으로 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여러 가지 후유증이 염려가 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경제위기를 극복해낼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저금리와 무제한의 양적완화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무제한으로 돈을 풀어도 되는 것인지, 특히 부동산이나 증권시장 자산가격이 급등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총재님께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럴 때 걱정되는 것이 인플레인데, 다행히 인플레 염려는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식이라든가 부동산이라든가 자산시장의 거품 우려는 대단히 큽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특히 돈이 부동산시장으로 흘러가는 것이 매우 우려됩니다. 어떻게 하면 풀려난 돈이 부동산으로 가지 않도록 하느냐는 것이 현 정부 경기대책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정부는 문제 없다고 하는데 정말 괜찮은 건가요.

"GDP 대비 국가부채비율이 아마 내년에는 45.0%까지는 올라갈 겁니다, 물론 선진국들은 80% 내외, 일본은 240% 이렇게 되니까 어떻게 보면 아직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한국경제가 건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바로 재정이 건전하기 때문에 받는 겁니다. 그래서 재정건전성을 어떻게 하더라도 유지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요, 다만 전례없는 심각한 경제위기를 당해서 일시적으로 재정건전성이 악화하는 것은 감내할 수밖에 없다고 봐요. 또 어떻게 보면 재정건전성은 이럴 때 쓰라고 그동안 아껴뒀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말씀이지요?

"우선 재정을 풀어서 쓰고 경제가 좋아지면 다시 흑자재정을 가능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앞의 정부들이 재정을 튼튼히 해놓았기 때문에 지금 정부가 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재정은 원래 그런 기능을 하는 겁니다."

-집값이 크게 올라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게 중요하고도 어려운 현안입니다. 사실상 사상 초유의 제로금리시대에 돈이 무한정 풀리는 환경을 맞아서 돈이 부동산으로 쏠리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흐름이라고 봅니다. 이것은 또 과도적인 현상이라는 겁니다. 금리가 앞으로 오르고 돈을 죄면 부동산 문제는 물론 해결이 될 겁니다. 그러나 폭발력이 있어요. 엄청난 유동성과 저금리로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만일 지금 집값을 잡지 못해 과거 일본처럼 폭등한 상태에서 돈을 조이면 부동산이 폭락하는 거품붕괴현상이 나타나 25년 전 일본이 접어든 잃어버린 20년 시대를 맞을 위험이 있습니다."

-집값 급등의 가장 큰 요인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집값이 왜 오르느냐, 주택 수요에는 실수요와 투기수요가 있습니다. 실수요는 사는 집이 필요해서 사려는 것이고 투기적 수요는 집값 오를 때 이익을 노리고 이재(理財) 수단으로 사는 것인데, 많은 경우 실수요와 투기적수요는 겹쳐있습니다. 보통 때는 겹쳐 있어요. 그런데 지금 단계에 우리나라의 집값 폭등 문제는 거의 투기 수요 때문입니다. 이재목적의 수요 때문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은 이미 100%가 넘었고 공급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다주택자가 가진 주택수가 전체 주택의 6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주택의 대부분이 다주택자가 가지고 있는 겁니다. 이 다주택 소유는 투기적 수요라고 보는 겁니다. 만일 다주택자가 모두 1주택자가 되도록 한다면 집값은 내일 당장 엄청 떨어지고 집값 문제는 해결된다고 봅니다."

-공급을 늘리라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그게 원론적인 이야기인데, 내가 청와대 경제수석하고 건설부장관 할 때 1기 신도시 하며 공급정책을 썼는데, 그때는 우리나라가 절대적인 주택 부족 시기였습니다. 그 때 주택보급률이 56%였어요. 그때는 공급이에요. 그때는 (정책이) 공급 밖에 없어. 그래서 노태우 대통령께 200만 가구 공급 정책을 제안한 겁니다. 그 때는 인구증가율이 2.0% 가까이 됐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야. 왜냐하면, 주택을 새로 지으면 짓는데 2~3년 걸리고 그 뒤에 주택 평균수명 보면 한 30년 가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10년 후면 집이 남아서 일본처럼 텅텅 비어요. 도심은 괜찮아요. 일본 도쿄도 도심은 괜찮습니다. 1970년대 만들었던 신도시, 도쿄에서 30km, 우리나라 일산하고 똑같아요. 그 때 일본도 엄청난 붐이었지요. 청약률이 100대 1이고 그랬는데, 지금 그 신도시가 절반이 비어있어요. 전부가 노인들만 살아요. 집값 떨어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지금 공급한다는 것은 서울 시내에 땅이 어디 있습니까? 전부 지방인데 거기다 지어놓으면 어떻게 됩니까. 지금 잘못 보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경제를, 내가 전공이 경제발전론 아닙니까, 시간의 흐름을 보고 경제를 보면 실체가 보이는데, 그걸 안 보고 당장 겉모습만 보니까 그런 생각을 하는 거예요."

-지금 투기적 수요가 문제라 해도 계속될 수는 없겠지요.

"지금 만일 집값이 앞으로 안 오른다 하면 지금 집 사려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만 둘 겁니다. 보유세 인상이 처음에 충격으로 받아들일지 모르지만, 그동안 저세금 시대에 살아서 그렇지 선진국들은 다 그 정도 내고 있는데, 왜 우리만 문제가 됩니까."

-집을 팔라고 하면서 높은 양도세율을 매기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은데요.

"그런 문제가 있지, 있긴 있는데. 지금 내리기는 어려울 거요. 지금 집값이 막 뛰고 있는데 양도세를 내리기는 어려울 거고, 집값이 일단 잡히면 양도세를 내리는 것이 옳다고 봐요. 또 취득세도 내리고. "

-어떤 대책이 효과적일까요.

"그런 점에서 이번에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조세조치는 아주 잘하고 있다고 보고, 이와 같이 이재 목적의 투기수요가 주도하는 경우에는 공급을 아무리 늘려도 아무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공급은 현재 부족하지 않아요. 일부에선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하고, 특히 도심에 집을 더 지으라고 하는데, 투기수요의 다주택자들이 다 사모아 버리면 그만이니까 공급은 전연 해결책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면 집값이 왜 오르느냐? 주택 보유에서 오는 이익은 많고 비용(세금)은 적기 때문에 다주택을 소유하는 겁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주택소유의 비용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책이라고 봅니다."

-얼마나 더 올려야 다주택 소유 욕구를 꺾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나라의 주택보유에 따른 보유세가 선진국의 3분의 1밖에 안 됩니다. 예를 들면 미국 뉴저지에서 10억원 짜리 집을 가지고 있으면 1년에 보유세로 최소 1000만원에서 1500만원을 내는데, 우리나라는 300만원 정도 냅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지금 우리나라 주택 보유세를 3배 올린다면 집값 폭등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이 된다고 봅니다. 그렇게 못 올려서, 국민들 표를 의식해서 이 정부가 그렇게 못 해서 문제지, 올릴 수만 있다면 집 문제는 당장 잡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총재님께선 건설부장관으로 신도시 건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셨는데, 이번 집값 대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말씀해주신다면.

"내가 여기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건의를 하겠어요. 첫째, 재산세와 종부세를 포함하는 보유세 부담을 선진국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3배까지 올려야 합니다. 여기에는 1가구 1주택을 포함해 모든 주택이 포함돼야 합니다. 특히 다주택 보유자에 중과세를 해야 합니다. 두 번째, 공공임대주택을 정부가 대규모 건설해서 젊은 실수요자들이 집을 사지 않고 값싼 비용으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국가 주택정책의 기본으로 삼으라는 겁니다. 대규모로 해야 해요. 따라서 이번에 3기 신도시에도 대규모 공공임대주택을 지어서 젊은이들에게 값싸게 공급을 하라는 겁니다. 세 번째, 주택보유에 대한 세금이 늘어나는 만큼 소득세를 낮춰서 국민들의 조세 부담을 중립화하도록 하라는 겁니다. 그래서 조세체계를 소득세 중심에서 자산과세 중심으로 이행해가야 한다는 겁니다."

-흔히 말하는 '불노소득'에 대해서는 무거운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죠. 노동의 대가, 일하는 데 대한 세금은 낮추고 가만히 앉아서 재산가지고 돈을 버는 데는 세금을 무겁게 매기는 거라는 겁니다. 다음 네 번째, 새로운 신도시 개발을 생각하지 말고 3기 신도시 개발을 앞당기라는 겁니다. 다섯 번째, 현재의 재산세와 취득세는 지방세인데 이것을 국세로 전환해서 종부세와 함께 국가가 관리하라는 겁니다. 대신 주세나 담배세라든지 부가가치세라든지 대체 세를 지방자치단체에 주면 된다고 봅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일본은 지금 인구가 매년 30만명 이상씩 감소해서 빈집이 1000만 채가 넘고 수도권에도 빈집이 계속 증가하고 그래서 일본 수도권의 집값은 20년 전에 비해서 6%가 하락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앞으로 10년 뒤에는 이렇게 될 수 있어요. 수도권에 집값 떨어지고 신도시 주변에 낡은 아파트들은 빈집이 속출할 것이다. 그래서 지금 당장 철저히 못 오르도록 막아 놓아야지 올라 놓으면 아까 얘기한 대로 앞으로 금리 올리고 돈을 회수할 때 엄청난 거품붕괴의 부작용이 올 것이라고 봅니다. 이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앞으로 금리는 올려야 합니다. 2년 뒤나 3년 뒤에는 3% 수준까지는 올려야 될 겁니다. 그리고 현재 풀린 돈을 회수해야 합니다. 지금 집값이 폭등하면 그때 폭락해서 일본이 겪은 것 같은 엄청난 부작용을 겪을 것이라는 겁니다. 그렇다고 지금 금리를 올릴 수는 없고 돈을 회수할 수도 없으니까."

-현 금리수준은 언제까지 유지돼야 한다고 보시나요.

"현 상황이 내년 초까지는 유지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년 쯤에는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봐요. 한 3년 뒤에는 3% 수준까지 가야 할 겁니다. 특히 취득세 재산세를 종부세와 통합해 국세로 관리하고 지자체에는 다른 세목을 할당하는 것은 정부가 한번 심각히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그런 방안이 전혀 논의된 적 없거든요. 지방은 손해볼 거 없어요. 부가가치세, 주세, 담배세를 주면 돼요. 그건 또 자치단체별 형평성을 기할 수 있습니다. 강남처럼 부자하고 시골에 싼 땅값 지역하고 엄청난 차이가 나는데, 이 문제도 동시에 해결이 됩니다."

-이렇게 금리가 낮고 돈이 많이 풀리면 과거 같으면 엄청난 인플레가 나올 것인데 다행이도 물가는 안정되고 있습니다. 왜 그런가요?

"지난달 우리나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0.0%입니다. 정부의 물가 목표는 2.0%인데, 물가를 올리고 싶은데 오히려 안 오르는 거예요. 과거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 경제가 모든 분야에 걸쳐서 초과공급 상황입니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요. 그래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제로입니다. 물가가 오를 것으로 보는 것이 제로입니다. 전혀 기대를 안 해요. 이것이 첫 번째 이유고. 두 번째 이유는 지금 경기가 침체돼 있는데다가 실업률이 높습니다. 이제 돈을 많이 풀어도 유효수요로 전환되지 않습니다. 세 번째로는 그렇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화폐는 거래수단인 동시에 저장수단인데, 현재는 저장수단을 한다고 보는 겁니다. 그러니까 5만원권 나가면 안 들어오잖아요. 금리가 싸니까. 돈을 풀어도 밖으로 유통이 안 되고 퇴장을 합니다. 그래서 통화의 유통속도가 느려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가가 안 오르는 겁니다. 그럼에도 통화공급량이 워낙 많으니까 경기가 돌아가는 겁니다."

-한국은행이 비록 간접적이지만 사상 처음으로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매입하기로 했습니다. 산업은행이 출자해 만든 회사채와 CP 매입기구(SPV)에 선순위로 8조원을 대출하기로 했는데요, 한은이 위기대응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중앙은행이 민간 회사채를 사들이는 것에 대한 후유증을 우려하고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총재님께서는 이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나는 지금 한국은행은 과거와 달라야 한다고 봐요. 통화가치 안정이나 물가안정에만 매달리지 말고 경기회복, 고용확대에 발벗고 나서라 하고 싶어요. 그래서 돈을 무제한으로 풀어라 하는 게 제 소신입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지금 당장 실업자들의 생계문제가 있고 자영업자들이 쓰러지고 기업 쓰러지고 하는데, 돈을 풀 수밖에 없고 중앙은행이 해야 합니다. 정부가 하면 정부 빚이 늘어나니까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통화공급을 통해 현재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에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지금까지 한국은행은 통화가치안정과 물가안정에 매달려왔고 한국은행법상 국채나 정부보증채권만 거래하도록 돼있습니다. 일반기업 회사채는 거래대상이 아니지요. 그래서 이번에 산업은행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공급하는 건데, 이건 잘 하는 거라고 봐요. 미국은 벌써 합법적으로 직접 하고 있잖아요. 앞으로 한국은행법을 고쳐서라도 한국은행이 고용안정과 경기조정정책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 민간기업 회사채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도 고려해야 합니다."

<기사 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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